이광복 이사장, “트빌리시 세종학당 선정 취소에 비리 있다”
이광복 이사장, “트빌리시 세종학당 선정 취소에 비리 있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1.10.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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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운영자 선정후 시범운영 예산까지 승인해놓고 취소”… “비리행각 묵과하지 않을 것”
2021년 6월 기준 전 세계 82개국 234개소에 세종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세종학당재단 홈페이지 캡쳐.
2021년 6월 기준 전 세계 82개국 234개소에 세종학당이 운영되고 있다. 사진은 세종학당재단 홈페이지 캡쳐.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이광복 조지아한국문화언어재단 이사장은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 세종학당을 유치하기 위해 애써왔다. 현지 청소년들의 K-pop 활동을 지원하고 한국문화를 공유하기 위한 재단이다.

조지아한인회장도 역임한 그는 조지아의 유명 대학인 코카서스대학과는 세종학당을 개설하는 합의를 대학 최고위 인사인 이사장과 체결했다. 재외공관인 트빌리시 분관의 설립추천서도 받아 세종학당재단에 제출했다.

세종학당재단은 4개월에 걸친 심사를 거쳐 조지아한국문화언어재단을 트빌리시 세종학당 위탁운영자로 최종선정했다. 지난해 6월10일이었다. 그리고 6개월간의 시범운영을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시범운영을 위한 예산도 지난해 8월3일 강현화 당시 이사장이 승인했다.

하지만 막상 시범운영에 들어가야 할 9월부터 세종학당재단의 태도가 이상해졌다. 별도 연락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에는 정관을 고쳐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코로나 와중인데 열흘간의 말미 안에 정관을 고쳐오라는 연락이었다. 그리고는 공관 추천서를 다시 받아달라는 요청도 날아들었다.

이후 진행은 이미 파국을 정해놓고, 시간만 흘러가는 수순같았다. 현지 공관장은 추천을 번복했다. 조지아한국문화언어재단에는 알리지도 않은 채 추천을 취소하고, 다른 지원단체에 추천서를 써줬다. 세종학당재단은 이를 알면서도 쉬쉬한 채, 선정자를 바꿀 꼬투리를 찾고 있었다. 다음은 이광복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광복 조지아한국문화언어재단 이사장
이광복 조지아한국문화언어재단 이사장

- 트빌리시 세종학당 추진 경위를 소개해달라.

“한류문화 전파와 국가 위상을 높인다는 생각으로 그간 K팝 페스티벌과 독도한국영화제 등을 추진해왔다. 나아가 조지아 젊은이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자 세종학당 유치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2016년 국제흑해대학과 세종한국어 기초반 수업을 개설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세종학당을 통해 한글 교육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의상, 음식, 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려고 했다. 그 첫걸음이 우리말 수업이다.”

- 트빌리시 세종학당 출범이 불발된 이유는?

“지금에 와서 보면 세종학당재단 담당직원들과 대사관 책임자의 말을 믿고 그냥 기다린 게 가장 큰 실수였다는 생각이다. 출범이 불발된 이유의 본질은 현지 공관과 세종학당재단 임원들의 부도덕과 갑질 의식에 있다고 본다.”

- 현지 공관장이 추천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관장은 애초에 세종학당 설립추천서를 우리 재단에 발부하고 나서도, 몇 개월 뒤에는 인하대학교에도 써주는 등 이중으로 발급했다. 공관의 의사표시 공문서를 제멋대로 남발했다. 그리고 이런 이중 발급 행위를 감추려고 우리한테 태연하게 거짓말도 했다. 정부를 대표하는 공직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종국에는 모든 것이 발각되는 것이 두려워 우리 재단에 써준 추천서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추천을 취소했다. 당사자인 우리 재단에게 알리지 말자며 세종학당재단과 공모하여 몰래 취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 현재 이런 의혹 관련하여 재외공관 관계자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세종학당재단에서도 조지아 트빌리시 세종학당 지정취소에 관한 갑질과 부당 행위들에 대해 내부고발이 이어졌다. 따라서 조만간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세종학당재단이 의도적으로 출범을 불발시켰다는 것인가?

“최종선정을 한 후 시범운영에 만전을 기하라고 결정이 나고, 또 시범운영 예산까지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이 승인했던 상황이었다. 우리 조지아재단에서는 트빌리시 세종학당 시범운영을 계획대로 코카서스대학교와 개강 준비했다. 그러던 차에 누군가에 의해 뒤집혔다. 중간관리 직원들은 고위임원들의 의도를 알았던 것 같다. 그때부터 담당자들이 수시로 바뀌었다. 지정 심사 당시 검증이 끝난 사안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서류요구를 해왔고, 시간만 끌며 개강을 미뤘다. 마지막에 가서는 조지아 법률에 따라 설립된 우리 조지아재단 정관 개정을 10일 기한 내 자신들이 요구하는대로 마치라고 갑자기 공문을 내려보냈다. 그리고는 이 정관 개정이 안 됐다는 이유 단 하나로 사전 경고 공문도 없이 시범운영개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위원회를 열어 짜여진 각본처럼 트빌리시 세종학당을 지정 취소시켰다.”

그는 “이 부분이 중요해 다시 부연한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조지아재단 이사장인 나는 코카서스대학교와의 MOU를 이행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작년에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한국에 들어와 일을 보다가 조지아내 코로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을 맞았다. 조지아 정부가 국경이동을 전면 통제하는 상황에 봉착해 한국에서 발이 묶였다. 이런 팬데믹 통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세종학당재단이 작년 11월 당시 한국에 나와 있는 내게 10일 기한으로 조지아 현지로 가서 정관을 개정하여 현지 관청에 등록하라고 주문했다. 이것은 인권을 무시한 갑질이다. 스스로 포기하라는 압력과 다름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지아재단 임직원들은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리려는 이 공문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그는 “정관 개정이란 것은 이사회, 총회 개최와 관련 서류들의 번역 및 공증, 아포스티유 등 나라에 따라서 수개월까지 걸리는 물리적 시간이 요하는 일”이라면서, “갑자기 운영자문위원회가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통보한 것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이며, 이러한 팬데믹 시기에 어떻게 운영자문위원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세종학당재단 심사위원회에 부당함을 호소하지 않았나?”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황당했다. 트빌리시 세종학당 시범운영 개시를 위해 세종학당재단이 우리 조지아재단에 많은 배려를 해줬는데도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면서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되려 우리한테 따졌다. 이같은 황당한 반응을 두고 두 가지 의혹이 떠올랐다. 하나는 관련 사항이 심사위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세종학당재단 측이 사전결정을 하고, 이에 심사위원들이 따랐을 수 있다. 그 두 의혹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심사위원회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

“지정취소될 때의 지정심사위원회, 그리고 이의 제기를 하라고 해서 신청한 이의신청심사위원회에 참석했다. 이렇게 두 번 참석했다. 문제는 심사위원들이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질문을 한다는 느낌이었다. 두 번 다 그랬다. 특히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정관을 왜 안 고쳤느냐는 동일한 질문들만 반복했다. 왜 못 고쳤는지, 그게 갑질인지 아닌지를 따지려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뭐가 문제인지를 파악하려고 하지 않았다. 지록위마(指鹿爲馬) 같은 느낌이었다. 세종학당재단 측이 사슴을 말이라고 하면, 말이라고 동조할 뿐이라는 느낌이었다. 너무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트빌리시 세종학당 설립을 인하대학에 위탁했다는 것인가?

“인하대학교가 금년에 바쿠, 타슈켄트, 트빌리시의 세 군데를 신청했다. 세종학당재단은 지난 5월 우리에 대한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우리는 세종학당재단 윤문원 사무총장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금년 6월9일에 2022 신규 세종학당 지정을 발표할 때 인하대학교가 신청한 세 도시 중 트빌리시만을 선정하지 않았다.”

- 그러면 다음 선정 때 인하대를 위탁운영자로 선정할 것으로 보는가?

“그렇게 선정할지는 모르겠다. 알아본 바에 따르면 강현화 당시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이 인하대 조모 교수에게 트빌리시도 신청해보라고 해서 신청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를 선정한 결정을 부당하게 취소하면서 다른 곳에 몰아주려 한 것이다. 아마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인하대로 넘어갔을 개연성이 있다. 아마 또다시 시도하지 않겠나 싶다.”

-정부에 건의할 게 있다면?

“이국땅 낯선 문화 속에서 우리문화를 전파하려는 재외동포들로서는 정부 외에는 기대고 믿을 곳이 없다. 그런데도 재외공관이 이중으로 추천서를 써주고, 또 몰래 취소하는 행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상할 수 없는 거짓말마저 태연히 했다. 세종학당재단 임직원들도 비슷하다. 각본을 정해놓고 밀실행정을 하면서, 현지에서 준비한 우리한테는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 반대로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대학들에 세종학당을 몰아주고 그 대학은 자신들 유학생 유치 창구로 세종학당을 이용하고자 하는것 같다. 이런 불합리한 행태가 한류문화 확산에 장애물이 된다. 세종학당재단이 일으킨 트빌리시 세종학당 취소건은 내부 제보들로 윤곽이 드러난 만큼 제대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바로잡혀야 한다. 그 같은 비리가 묵과되면 동포사회와 국가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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