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아수라장 정치판
[시론] 아수라장 정치판
  • 이영승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 승인 2021.10.21 09: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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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영화가 요즘 인기 절정이다. 사실 이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는데 최근 대장동 비리 사건과 흡사해 역주행 중이다. 감독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픽션이라고 했지만 그 해명이 도리어 위 사건을 비유해 만든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아수라는 불교 용어로 사천왕에 딸린 팔부귀중(八部鬼衆)의 하나인데 욕심 많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죽어서 환생한 축생이라고 한다.

대장동 사업의 특혜 의혹 사건이 한 달 넘게 나라를 시끄럽게 한다.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 자랑하던 사업이 전대미문의 권력형 비리로 차츰 밝혀지고 있다. 역사 이래 이토록 많은 법조인 등 고위공직자가 연루되고 천문학적 돈이 개입된 사건이 있었던가? 수천억 돈 잔치를 하다 보니 뇌물액 단위가 50억, 100억이다. 워낙 거액의 돈이 현금으로 뿌려져 파악이 쉽지 않으며, 여당 대선 후보가 관련되어 실체가 규명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사건을 적당히 덮을 수는 없다. 다른 유사한 사례가 더 나올 수 있으며, 처리 결과에 따라 유사 사건이 우후죽순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편 게이트라 우기며 큰소리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니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려면 대통령 지시대로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으며 진실은 결국 밝혀지고 말 것이다.

여당의 대선 후보 경선 결과가 발표되었다. 여유 있게 과반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되던 후보가 대장동 사건 영향인지 서울지역 선거인단 투표에서 28대 62로 역전패했다. 그 결과 종합 득표율도 50.29%로 간신히 과반을 넘겼다. 그러자 2위를 득표한 후보가 중도 사퇴한 후보의 표를 무효처리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며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나섰다. 당무위에서 무효처리가 정당하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자 마지못해 SNS에 수용한다는 글을 올린다. 기자회견에 의한 수용 표명이 아니고,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후보는 본선 경쟁력이 없다는 주장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보아 완전 승복은 아닌 듯하다. 이때 조국이 끼어들어 “이낙연이 승복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다. 이낙연을 지지했던 친문들이 ‘조국의 시간’ 저서를 불태우며 거세게 비판한다. 지난 선거 때 친문의 핵심이었던 조국이 반대파였던 이재명을 편드는 데 대한 반발이다. 조국은 급히 페이스북의 글을 ‘승복’에서 ‘수용 선언’으로 고치지만 그 말이 그 말이다.

대통령께서 “검·경이 합심해 대장동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한다. 이재명은 대통령과 면담을 청한다. 행사장에서 대통령이 이재명을 만나 경선 과정이 잘된 것 같다며 축하 인사를 한다. 조만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철저히 수사하라는 지시의 진의가 무엇인지 국민은 혼란하다. 검·경도 헷갈리지 않을까 싶다. 대장동 사건의 근원지인 성남시 조사를 미루던 검찰이 여론이 악화되자 압수수색을 한다. 하지만 시장실과 비서실은 제외한다. 현직 검찰총장이 성남시 고문변호사로 있었음이 밝혀진다. 이토록 고위직 검사가 기초단체 고문변호사라니? 이 또한 법조인 카르텔로 의심받을 만하다. 검찰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나 할지 우려된다.

이낙연 후보가 선거 캠프 해단식에 참석 이재명 후보를 향해 “인격을 짓밟고, 없는 사실까지 끄집어내어 인권유린~” 운운하며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울분을 토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겠느냐는 기자들의 반복된 질문에도 끝내 대답하지 않는다. 경선의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화학적 결합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완전 아수라장이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화천대유 소유주가 퇴직금 명목으로 한 중진 의원의 아들(화천대유 직원)에게 준 돈 50억이 독약인줄 모르고 받도록 방치한다. 여당이 아버지인 의원을 보고 준 뇌물이라고 역공을 취한다. 수세에 몰린 의원은 결국 탈당 후 의원직을 사퇴한다. 누구나 자식과 돈 앞에는 눈이 멀어지는 것일까? 실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대선 후보 경선도 살얼음판이다. 지지율 1위 후보에 대한 타 후보의 공세가 위험 수위를 넘나든다.

자당의 대선 후보가 될지도 모르는 아군에게 서로 막말을 쏟아내며 내부 총질이다. 후보로 뽑히는 것이 목표인지 대권이 목표인지 알 수가 없다. TV 토론도 국가 경영에 대한 비전은 뒷전이고 상대 후보의 사소한 말실수만 물고 늘어진다. 정권 교체 의지가 있기는 한지 모르겠다.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저급한 토론을 열 번씩이나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다가는 야당도 경선 후 원팀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치판은 요지경이다. 지난날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재명 후보도 “대장동 사업 설계는 내가 했다” 등 자신이 한 말들이 부메랑이 되고 있다. 박영수 특검은 ‘경제공동체’라는 죄목으로 전직 대통령을 뇌물죄로 기소했는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그도 경제공동체라는 죄목의 덫에 걸리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전직 대법원장 등 많은 대법원 고위 법관들이 사법농단 죄목으로 기소되었는데 현 대법원의 대법원장 등은 더 심한 사법농단을 한다는 세평이다. 대장동 사건의 그분은 누구이며 초과이익 환수 조항은 누가 왜 삭제 했는지, 경찰이 수상한 자금 흐름을 통보받고도 5개월간 왜 조사를 하지 않았는지, 재판거래 의혹의 실체는 진정 무엇인지, 풀어야 할 과제가 실로 산 넘어 산이다.

하늘의 새는 양 날개가 튼튼해야 높이 날 수 있듯이 나라도 여야가 균형을 이뤄 정책경쟁을 해야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오징어 게임만 하고 있으며 날만 새면 검찰개혁이다. 이 시대에 정말 시급한 것은 바로 정치개혁이 아닐까? 법치가 무너진다는 것은 무법천지가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주권이 국민에게 있으니 나라의 흥망도 결국 국민의 선택이다. 누가 이를 막으랴!

필자소개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2014)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 추천작가회 이사
전 한국전력공사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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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2021-10-23 20:49:45
굿~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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