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은 한국사람만 가르치란 법 있나요? 아직 한국말은 조금 서툴지만 우리도 어엿한 한국어 강사랍니다"
26일 울산 현대호텔에서 열린 `2011 재외 한국어 교육자 국제학술대회' 개막식. 재외동포이거나 조선족, 고려인 등 한민족 혈통 일색인 참가자들 사이에서 외국인 6명이 눈에 띄었다.
학창시절 동양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한 뒤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자국민을 상대로 한국어 전파에 나선 이들이다.
러시아에서 온 안드레예바 율리아(34.여)씨는 한국어 교육 경력이 13년에 이른다. 블라디보스토크 극동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재직 중인 율리아씨는 "한국어 수업을 더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언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나 사회, 다른 많은 것을 알려주려 한다"면서 "한국 문화와 전통을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양학에 관심을 가졌던 율리아씨는 1998년 극동국립대 한국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9월부터 모교에서 한국어 강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한국어 외에 동아시아 국제경제에 관한 강의도 겸하고 있다.
벨라루스 주재 한국대사관의 추천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제레비얀코 올가(26.여)씨는 벨라루스 국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부 동양어학과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했고, 특히 터키에 갔을 때 아시아 문화와 풍속을 접하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아시아에 대한 책을 읽고 정보를 찾다가 한국을 알게됐고, 한국 문화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그는 벨라루스 국립대학교 동양어학과에서 한국어를 전공, 5년간의 학부과정을 마친 뒤 2004년 9월부터 1년간 한국국제교류재단 지원으로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연수 과정을 마쳤다.
불가리아인 야나 만체바(36.여)씨 역시 모교인 소피아대학교에서 전임강사로 8년째 근무하며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ㆍ예술을 가르치고 있다.
1995년 소피아대학 한국학과에 입학한 뒤 한국어 공부에 매달려 2007년에는 박사 과정을 마쳤으며, 15-16세기 한국 전통 음악과 문화를 주제로 논문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