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서 한국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 탄신 110주년 기념식’ 준비회의
일본 동경서 한국 고아의 어머니 ‘윤학자 탄신 110주년 기념식’ 준비회의
  • 동경=이승민 객원기자
  • 승인 2022.04.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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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집’ 윤기 이사장이 요도바시교회 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경=월드코리안신문) 이승민 객원기자= 지난 3월 29일 동경 신주쿠에 있는 요도바시교회(淀橋教会)에서 ‘윤학자 탄신 110주년 기념식’ 준비 회의가 열렸다.

‘윤학자 탄신 110주년 기념식’은 오는 10월 목포에 있는 공생원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이날 준비회의에는 동경 요도바시교회 미네노(峰野龍弘) 목사, 오사카교회 다카다(高田義三) 목사 등 성직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고향의 집’ 윤기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다우치 치즈코(윤학자)라는 일본의 한 여성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극도로 어려운 시기에 목포에서 한국 고아 3천 명 이상을 길러냈다. 그는 당시의 반일 풍조로 상상하기 어려운 험난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한국 동란이 벌어져 북한군이 목포를 점령했을 때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맞았지만 그럴 때면 목포시민들이 목숨 걸고 지켜주었다. 목포시민들은 또한 어머니 장례식을 시민장으로 치러 애도해주었다”며, “어머니 탄신 110주년을 맞아 목포시민에 감사비를 세우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전도사였고 어머니 역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교회에서 오르간 반주로 봉사했다. 어머니는 힘들 때면 교회에 가서 찬송가를 연주했고 그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공생원이 어려울 때 기독교인들이 도와줬다. 기독교와 공생원은 깊은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 3000명을 모집해 오는 10월 목포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목사님들의 협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윤학자(일본명 田内千鶴子)는 1912년 10월 31일 일본 시코쿠 고치현 고치시 와카마쓰초에서 외동딸로 태어났고 7세 때인 1919년 조선총독부 목포부청 관리였던 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조선으로 이주했다.

1931년 목포 고등여학교를 졸업, 1932년 목포 정명여학교에서 음악 교사로 일했다. 당시 목포에는 윤치호(尹致浩, 1909~1951?)라는 기독교 전도사가 공생원을 만들어 고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고등여학교 선생님의 소개로 공생원을 알게 된 윤학자는 1936년부터 음악과 일본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했고, 1938년 10월 공생원 원장 윤치호와 결혼했다. 그는 남편 윤치호와 함께 공생원 운영하면서 수많은 고아의 어머니가 됐다.

1951년 1월 전남도청으로 식량 지원을 요청하러 간 남편 윤치호가 행방불명이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윤학자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홀로 공생원을 지켰다. 그는 1963년 8월 15일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인 최초로 문화훈장 국민장을, 1968년 5월 8일 전라남도에서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1967년에는 일본 정부로부터 남수포장(藍綬褒章)을, 1965년에는 ‘목포 시민의 상’을 받았다.

 목포에서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윤학자 여사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韓国孤児の母)로 불렸던 그는 1968년 10월 31일 58세가 되던 생일날에 숨을 거뒀다. 목포시에서는 처음으로 장례가 시민장으로 치러졌다. 목포역 광장에는 3만여 목포시민이 운집했다. 당시 목포시의 인구는 16만여 명이었다. 묘지는 남편 윤치호의 고향인 함평군 대동면 옥동 마을에 있다.

공생원은 지금도 목포에서 운영 중이며 일본 정·재계 인사들이 내한하면 단골 방문지다. 그가 운명 당시 우메보시(매실장아찌)를 먹고 싶다는 유언했다는 것을 들은 오부치 게이조 전 일본 총리는 고향 군마에서 매화나무 20그루를 선물로 보냈다. 2008년 공생원 창립 80주년 행사 때는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아내인 오부치 치즈코 여사가 목포를 방문했다.

장남인 윤기 이사장(고향의 집)은 부모의 뜻을 이어받아 공생원을 지키며 고아들을 돌봤고, 41세가 되던 해에 어머니의 나라 일본으로 건너가 동포 노인의 집을 설립해 재일동포 노인복지 향상에 전념했다.오직 고아들과 노인들을 위해 살아온 윤 이사장은 올해로 80세로 한국에서 40년, 일본에서의 40년을 살았다. 윤 이사장은 지난 2018년 뉴욕에서 ‘세계 고아의 날’ 제정 촉구 행사를 열었고, 2020년 세계고아의날제정추진위원회에 한국 배우 이순재 씨를 총재로 위촉했다.

지난 2012년 10월 목포 시민문화센터에서 열린 '윤학자 여사 탄신 100주년 기념식 및 UN 고아의 날 제정 추진대회'.[사진=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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