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관 대사 “바레인은 중동에서 가장 개방적인 국가”
정해관 대사 “바레인은 중동에서 가장 개방적인 국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2.05.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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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레인과 에너지, 인프라 건설 분야서 활발히 협력”
“보건의료, IT, 환경, 스마트농업 등 분야도 협력 강화해야”
정해관 주바레인대사(오른쪽)가 지난해 12월 12일 Yusuf Abdulla Yusuf Al Yaqoob 왕실 인도주의 재단(Royal Humanitarian Foundation) 부사무총장과 면담하고, 2021 Korea-Food Festival 수익금과 물품을 전달했다.[사진제공=주바레인한국대사관]
정해관 주바레인대사(오른쪽)가 지난해 12월 12일 Yusuf Abdulla Yusuf Al Yaqoob 왕실 인도주의 재단(Royal Humanitarian Foundation) 부사무총장과 면담하고, 2021 Korea-Food Festival 수익금과 물품을 전달했다.[사진제공=주바레인한국대사관]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바레인은 중동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가입니다. 중동에서 가장 먼저 F1 그랑프리 대회를 유치했고 아랍 국가임에도 술이나 돼지고기가 판매됩니다.”

바레인은 사우디 오른쪽, 카타르 위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이란에서 배를 타고 걸프만을 건너 사우디로 가면 바레인을 만나게 된다.

바레인은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부터 20세기까지 중계 무역지로 번성했다. 지금은 두바이에 자리를 뺏겼지만, 1970, 80년대에 바레인은 세계 금융의 허브였다. 우리나라가 한창 중동에 진출했을 때였다.

“한국과 바레인은 1976년 수교를 맺었습니다. 수교 후 두 나라는 에너지와 인프라 건설 분야에서 활발하게 협력했습니다.” 현대건설이 1970년대 바레인에 선박 수리소 건설사업을 수주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주요 중동 건설 수주라고 한다. 이 사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됐다는 게 정해관 주바레인한국대사의 설명.

“대사관은 2013년부터 해마다 한국 영화제를 여는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며 공공외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대사배 태권도 대회, 국기원 시범단 공연, 한국 전통음악 공연 등을 개최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뒤 본지는 해외 각국 공관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현지 교민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재외공관이 어떻게 코로나를 대처하고 공공외교를 펼쳐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정해관 대사는 지난해 5월 바레인 대사로 부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레인 야경

- 바레인의 코로나19 상황은?

“한국과 비슷하다. 일일 확진자 수는 수백 명대이지만 병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10~20명 정도여서 일상으로 복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지난 2월 20일 입국 관련 제한 조치들을 해제하고, 3월 30일부터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풀었다. 바레인 경제와 사회가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 대사관과 한인사회는 코로나 사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2020년 2월 바레인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오자, 한인사회에서도 한번도 보지 못했던 전염병에 대한 공포와 우려가 있었다. 대사관은 홈페이지와 단톡방으로 현지 상황과 정책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교민들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마스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을 때는 국산 방역 마스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인회도 바레인 정부 정책을 알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나섰다. 바레인 정부는 지난해 2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는데 한인들이 신속하게 백신을 맞아 한인사회에서 큰 확산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이틀간 바레인 Cultural Hall에서 열린 한국 여성국악단 ‘다스름’ 공연.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이틀간 바레인 Cultural Hall에서 열린 한국 여성국악단 ‘다스름’ 공연.

- 코로나 시기에 공공외교 활동을 어떻게 했나.

“대면 활동이 제한돼 전화나 화상회의로 많은 업무를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공공외교 행사를 추진하기는 더 어려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일했다. 다행히 우리 대사관이 개최하는 문화행사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거웠다.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해 문밖에서 공연 소리를 듣거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기대보다 많은 사람이 행사장을 찾았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문화행사는?

“지난해 11월 개최한 우리 전통문화행사다. ‘다스름’이라는 우리 여성국악단을 한국에서 초청해 공연을 펼쳤는데 아직도 ‘언제 이 행사를 또 개최하냐’고 묻거나, ‘다시 초청해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초청 공연단과 사진을 찍기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행사였다.”

대사관이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일주일간 현지 Lulu Hypermarket 3개 지점에서 Korean Food Festival을 개최했다.
대사관이 지난해 11월 11일부터 일주일간 현지 Lulu Hypermarket 3개 지점에서 Korean Food Festival을 개최했다.

- 바레인은 1970, 80년대 세계 금융의 허브였다. 최근 바레인을 이끄는 산업은 무엇인가?

“바레인은 아라비아반도 GCC(Gulf Cooperation Council) 산유국 회원이지만 석유·가스 산업이 전체 바레인 산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금융업은 여전히 바레인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세기 중반부터는 바레인에서 역외금융이 발전한 덕분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알루미늄 제조업 산업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레인은 일찍부터 경제 다변화를 위해 ‘경제 비전 2030’을 수립해 GCC 국가들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바레인 산업전략 2022-2026’을 발표해 코로나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한 핵심 육성 분야로 IT, 보건의료, 물류, 알루미늄, 석유화학 등을 제시했다.”

- 한국과 바레인은 언제 수교를 맺었고, 그동안 양국 관계는 어땠는지.

“한국과 바레인은 1976년 수교를 맺었고, 두 나라는 에너지와 인프라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히 협력해 왔다. 1970, 80년대 코트라, 대한항공, 외환은행 등이 바레인에 지사를 건설하며 바레인을 중동의 거점으로 삼았고,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은 1981년 상주 특파원을 바레인에 파견해 중동 전역을 취재했다. 한국의 체육지도자들은 바레인 국가대표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1987년 KAL기 폭파사건 때 바레인 정부가 김현희를 검거해서 우리나라에 인도했을 정도로 두 나라 관계는 가까웠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우리 대사관은 바레인에서 철수해야 했다. 이후 우리 경제가 회복되고, 한-바레인 관계가 더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자 우리 나라는 2011년 주바레인대사관을 재개설했다.”

대사관은 바레인올림픽위원회, 바레인 무도협회와 지난해 11월 25부터 26일까지 Isa Town Stadium에서 제3회 바레인 한국대사배 태권도 대회를 개최했다.
대사관은 바레인올림픽위원회, 바레인 무도협회와 지난해 11월 25부터 26일까지 Isa Town Stadium에서 제3회 바레인 한국대사배 태권도 대회를 개최했다.

- 앞으로 우리나라와 바레인이 어떤 분야에서 협력하면 좋을까?

“바레인은 한국의 기술을 상당히 신뢰한다. 기존의 에너지와 인프라 건설 분야 협력을 계속하면서 보건의료, IT, 환경, 스마트농업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대규모 프로젝트인 바레인의 메트로 사업, 사우디와의 제2연륙교 건설사업 등에 관심을 두고 있고 현지에서도 기술력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 바레인 한인사회를 소개해 달라.
“바레인에는 교민 2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바레인 진출한 한국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있고, 바레인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조경업, 제조업(식품), 요식업, 컨설팅, 부동산 등 분야에서 일하는 한인들이 있다. 바레인 한인사회는 작은 규모이지만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 고위직이나 사업가를 만나보면 우리 한인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바레인 연합해군사령부(CMF)에 파견된 우리 해군 장교들도 바레인에 주재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바레인 아메리칸 대학(AUBH)에서 열린 제1회 International Day 행사.  주바레인한국대사관도 바레인 한류 팬클럽인 ‘만세클럽(Mansae Club)’과 이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3월 2일 바레인 아메리칸 대학(AUBH)에서 열린 제1회 International Day 행사. 주바레인한국대사관도 바레인 한류 팬클럽인 ‘만세클럽(Mansae Club)’과 이 행사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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