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민 폴란드한인연합회장, “한인문화센터 건립 청사진 만들었어요”
이홍민 폴란드한인연합회장, “한인문화센터 건립 청사진 만들었어요”
  • 브로츠와프=이종환 기자
  • 승인 2023.03.2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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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와 문화행사 위한 다목적 회관… 브로츠와프에 영사사무실 개설도 숙원사업
이홍민 폴란드한인연합회장

(브로츠와프=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브로츠와프는 한때 독일에 속해 있던 지역이었습니다. 2차대전 때 독일이 패전하면서 폴란드로 반환됐어요. 이 때문에 시가지 건물이 독일풍으로 건축돼,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이홍민 폴란드한인연합회장이 시내 관광에 나선 유럽 각지 전현직 한인회장들한테 소개를 했다. 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유제헌)는 폴란드의 서부 공업도시인 브로츠와프에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2023년 정기총회 및 제10차 유럽한인차세대 웅변대회를 개최했다. 행사 주관은 폴란드한인연합회였다.

시내 관광은 행사 마지막 날인 3월 19일 진행됐다. 브로츠와프에서 비즈니스를 하며 폴란드한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홍민 회장은 부인과 함께 참여해 시가지를 안내했다. 정기총회가 열린 스칸딕호텔에서 브로츠와프 시청이 있는 중심지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면서 국경을 통해 난민들이 대거 폴란드로 들어왔습니다. 브로츠와프에도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밀려들면서, 시청 행정업무가 한 달여 간 마비됐습니다. 난민들에게 정착증을 교부하는 일에 공무원들의 업무가 집중되면서 다른 일을 보기 어려웠어요.”

이 회장은 이렇게 소개하면서, “브로츠와프 시가지는 2차대전 때 소련의 폭격으로 크게 파괴됐다가 그 후 다시 재건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 회장은 대우와 필립스, LG디스플레이 등에서 15년간 근무하다가 1998년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건너왔다. 인구 75만 명의 브로츠와프는 폴란드에서 4년째로 큰 도시로, 한국 기업인 LG전자, LG에너지 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 현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만도와 200개 이상의 협력업체가 반경 100km 안에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덴마크 회사 등 외국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의 영향도 있어서 주택과 아파트 가격이 4~5년 전에 비해 30% 이상 올랐습니다.”

그는 브로츠와프에는 약 3천5백 명의 교민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회사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3~4년 근무한 후 돌아가고 다시 한국에서 부임해 오는 등 주재원들이 교민사회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공장 건설을 위해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한국 기술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브로츠와프에 한국식당이 23개, 한국슈퍼마켓 6곳, 미용실 3곳, 빵집 3곳, 게스트하우스 50개 등이 있다는 설명이다.

“교민사회는 물론 한국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바르샤바의 대사관까지는 400km 이상 떨어져 있어서 대사관 민원업무를 보는 데 불편함이 큽니다. 이 때문에 영사사무실 설치가 교민사회의 숙원사업이 돼 있어요.”

이홍민 회장은 브로츠와프에서 LG 등 한국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을 여러 곳 운영하다가 지금은 슈퍼마켓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제10대 고신석 폴란드한인회장(2017~2019)에 부회장을 맡아 한인회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폴란드한인회가 4개 지역한인회(바르샤바, 브로츠와프, 카토비체, 크라쿠프)로 재편되면서 브로츠와프한인회장을 맡아왔으며, 올해부터는 폴란드한인연합회장도 많아 겸직하고 있다.

그는 유럽총연 총회 개최를 맞아 3월 17일 폴란드한인연합회 현판식도 열었다. 이 행사에는 임훈민 주폴란드대사와 유제헌 유럽총연 회장 등 유럽총연 총회에 참여한 각국 회장들이 참여해 축하했다.

폴란드 한인문화회관 청사진
폴란드 한인문화회관 청사진

“브로츠와프는 폴란드에서 교민 수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이 지역 교민사회 또 하나의 숙원사업이 한인문화회관 건립입니다. 한글학교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회관 건립이 필요합니다. 현재 브로츠와프 한글학교는 교사 30명, 학생 120명입니다. 현재 로컬 영어학교 건물을 주말에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매년 임대료가 상승해 한글학교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거든요.”

그는 한국에서 브로츠와프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 동반 자녀를 위한 한글학교는 물론, 한국 기업과 폴란드 기업이 교류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교류 공간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인문화센터가 설립되면 이 같은 고민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폴란드한인연합회 현판식 때 한인문화회관 설립을 위한 청사진을 소개했습니다. 건평 2000 평방m의 2층 건물 규모에 한글학교 수업을 위한 교실 12개, 문화강좌 공간과 함께 한인회 사무실과 회의실 등을 넣은 청사진입니다. 2026년 말 착공을 목표로 일찍 디딤돌을 놓자고 청사진을 준비했습니다.”

이 회장은 “한인문화센터를 건립을 위해 건축비 39억 원, 부지매입금 11억 원 등 모두 50억 원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우선 그림을 그리고 추진위를 구성해서 진행을 해야 일이 성사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부지 확보를 위해 브로츠와프주 정부와 협의도 시작했고, 한인회의 법인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폴란드한인연합회 현판식

“조기축구와 테니스, 배드민턴, 산악회 등 동호회 활성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어요. 10인 이상의 동호회에는 폴란드한인연합회에서 간식비 지급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교민과 방문자들의 편의를 위해 공항과 주요 관광지에 한글 안내문을 다는 일도 진행하고 있어요. 한인사회 위상을 높이는 일입니다.”

이홍민 회장은 오는 6월 16일과 17일에는 한국 음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한폴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고, 9월에는 다문화 가족을 포함한 한인체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10월에는 한글날 기념행사를 개최하면서 공항 등지에 한글표기를 이뤄내고, 12월에는 동지팥죽 나누기와 김장담그기 행사도 개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폴란드에는 바르샤바 인근에 인천공항공사,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 현대엔지어링 공장이 진출해 있고, 브로츠와프에 LG 에너지 솔루션, LG 전자, LG 이노텍, 만도, 카토비체와 크라쿠프 인근지역에 SK이노베이션, 포스코, 현대기아 자동차 부품회사, 포즈난에 삼성냉장고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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