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식 총영사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상업 중심지”
강형식 총영사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상업 중심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3.06.26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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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분산됐던 패션 산업 밀라노로 집약”
“프라다, 아르마니, 베르사체 본사 밀라노에 있어”
“30개 한국 기업, 이탈리아 북부에 진출”
강형식 총영사(가운데)가 지난 6월 1일 토리노 국립음악대학을 방문하여 Francesco Pennarola 총장과 면담하고 한국 유학생 지원, 문화행사 개최, 교류 협력 강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강형식 총영사(가운데)가 지난 6월 1일 토리노 국립음악대학을 방문하여 Francesco Pennarola 총장과 면담하고 한국 유학생 지원, 문화행사 개최, 교류 협력 강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밀라노는 엑스포(등록박람회)가 두 번 열렸던 곳이다. 1906년과 2015년이다. 엑스포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지금까지 가장 엑스포를 많이 연 도시는 프랑스 파리다.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 계속 파리에서 열렸기 때문인데 그다음으로 엑스포를 많이 개최한 도시는 벨기에 브뤼셀(4번)이다. 그리고 엑스포를 두 번 개최한 도시가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밀라노와 일본 오사카 등 4개 도시다.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 상업 중심지입니다. 밀라노, 토리노, 제노바를 잇는 삼각 지대에 이탈리아의 중요산업이 집중돼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또 한국의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이자 중요한 수출 시장입니다.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포스코, 대우, 효성, HMM, 세아제강, 한미약품, 씨젠 등 한국 기업 30개가 진출해 있습니다.”

강형식 주밀라노한국총영사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밀라노에는 우리 교민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강 총영사는 “이탈리아에는 한국인이 약 5천 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이탈리아 북부에 약 3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 밀라노를 포함한 롬바르디아주에 2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6월에 밀라노 총영사로 부임한 강 총영사는 북부 지역 한인사회가 활성화되도록 베네치아한인회와 볼로냐한인회 출범을 적극 지원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월드코리안신문이 수여하는 베스트 공관장상도 받았다. 월드코리안신문은 최근 강 총영사에게 이메일로 한인사회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공공외교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형식 총영사가 6월 8일 2023 섬유기계전시회(ITMA)가 열린 Rho Milano Fiera를 방문했다.
강형식 총영사가 6월 8일 2023 섬유기계전시회(ITMA)가 열린 Rho Milano Fiera를 방문했다.

- 밀라노는 패션으로 유명한 도시다.

“이탈리아 패션 산업은 1950년대 피렌체로부터 발달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1970년대엔 로마, 피렌체, 밀라노 등으로 분산된 패션 산업이 밀라노로 집약됐는데 그 뒤 밀라노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패션 과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밀라노는 매년 패션과 디자인 위크 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하고 있으며, 이 행사 기간에 전 세계에서 많은 기업인과 방문객이 밀라노를 찾고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개최되고 있는 밀라노 패션 위크는 파리,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4대 컬렉션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 밀라노에서 유명한 패션 기업은?

“프라다(Prada), 아르마니(Armani), 베르사체(Versace),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에트로(Etro), 마르니(Marni), 발렉스트라(Valextra) 등 고급 명품을 생산하는 패션 기업 본사가 다수 소재하고 있다. 몬테나폴레오네(Monte Napoleone)와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Vitorio Emanuele II Galleria) 등 밀라노 도심에는 명품을 판매하는 쇼윈도우가 집중되어 있다.”

지난 3월 8일 볼로냐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 전시회를 방문했다.
지난 3월 8일 볼로냐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 전시회를 방문했다.

- 현지에 한국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는지.

“밀라노를 포함한 이탈리아 북부에는 코트라와 함께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포스코, 대우, 효성, 항공우주산업, HMM, 세아제강, 한미약품, 씨젠 등 약 30개의 한국 기업이 있다. 이 가운데 포스코와 세아제강은 2014년 각각 베로나(Verona)와 로비고(Rovigo)에 있는 이탈리아 기업을 인수해 철강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씨젠은 2014년 제노바에 소재한 이탈리아 분자진단 기업(Arrow Diagnostics)을 인수했는데, 이탈리아에서 COVID 진단키트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 한국-이탈리아 양국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

“양국 관계는 2018년 10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2022년 무역액은 134억 불로 증가했다. 이탈리아의 문화, 역사 유적, 음식, 명품, 축구는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코로나 전에는 매년 한국인 100만 명 이상이 이탈리아를 방문해 왔다. 반대로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K-pop,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문화와 자동차, TV, 스마트폰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고 한국을 방문하는 이탈리아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

베네치아한인회 출범식
베네치아한인회 출범식

- 총영사관이 담당하는 지역은?

“롬바르디아주(Lombardia), 피에몬테주(Piemonte), 베네토주(Veneto), 에밀리아로마냐주(Emilia-Romagna) 등 이탈리아 북부의 8개 주를 관할하고 있다.”

- 이탈리아 한인 역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국과 이탈리아는 1884년 6월 수교했으나, 양국 관계는 일본의 한국 식민지 지배로 중단됐고, 2차 대전과 한국 전쟁 이후 1956년 11월 한국과 이탈리아 간 국교가 재수립되면서 이탈리아 내 한인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초기 이탈리아 내 교민 사회는 로마를 중심으로 가톨릭 학교나 종교 시설에서 공부하는 신부, 수녀들 중심으로 시작됐다. 1960년대 중반 이후엔 소수의 유학생, 태권도 사범 등이 이탈리아에 진출했다. 1970년대 이후 국비 장학생 제도 정비 등에 따라 한국 학생들의 이탈리아 체류가 증가하고 경제 협력의 증가와 함께 밀라노를 중심으로 대한항공, 삼성물산 등 기업이 진출함에 따라 주재원과 가족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980년 이후 성악과 미술,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한 유학생 수가 증가했고 주재원들의 양적인 증가가 눈에 띄었다. 유학생과 주재원들 가운데 일부는 학업이나 근무를 마치고 이탈리아에 남아서 여행업, 무역회사, 식품이나 식당 등을 운영했으며, 로마나 밀라노를 중심으로 소규모 교회가 설립돼 한인사회의 구심적 역할을 했다.”

아리랑 공연
아리랑 공연

- 총영사관이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여러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 영화제, K-pop 공연, 태권도 공연, 판소리 및 아리랑 공연, 한국주간행사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밀라노에서 한국 영화제를 개최했고, 우디네에서 한국주간행사를 열어 태권도와 K-pop을 선보였다. 그리고 6월에는 토리노 음악대학에서 한국의 소리 갈라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7월에는 K-pop 월드 페스티벌 이탈리아 예선전 행사를 밀라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주밀라노총영사관 재개설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조각 전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 이탈리아 북부에 있는 한인회들을 활성화했다.

“베네치아에는 COVID 발생 이전에 한인 3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그동안 한인회가 설립되지 못했다. 베네치아에 출장을 갔을 때 한인들에게 베네치아한인회가 설립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권유했다. 그 뒤 베네치아 한인사회는 한인회 준비 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해 4월 주밀라노총영사관, 베네치아시 정부와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었다. 또 한국인 1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볼로냐 한인회 구성에 대해 협의했는데, 볼로냐한인회도 2022년 3월 구성을 완료한 뒤 활동을 하고 있다. 아울러, 토리노, 제노바 등 이미 한인회가 설립된 지역의 교민들과 수시로 만나 한인회와 한글학교 운영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고 지원 방안을 협의해 나가고 있다.”

5월 25일 밀라노 Cineteca Arlecchino 극장에서 개최된 2023 밀라노 한국영화제 개막식
5월 25일 밀라노 Cineteca Arlecchino 극장에서 개최된 2023 밀라노 한국영화제 개막식

- 관할 지역에는 어떤 한인 단체들이 있나?

“5개 한인회(밀라노, 베네치아, 토리노, 제노바, 볼로냐)와 민주평통, 지상사협회, 경제인협회, 음악인협회, 미술가협회, 입양인협회 등 단체가 설립돼 있다. 이 가운데 두 개 단체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고 싶다. 2018년 설립된 이탈리아한국음악인협회는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한국 음악인들이 밀라노를 중심으로 설립한 단체로 오페라, 콘서트, 국제 콩쿨, 전통 공연(아리랑, 판소리) 등을 열며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재이탈리아한국미술가협회는 화가, 조각가 등 한국 미술인들이 소속된 단체로 로마, 밀라노, 볼자노 등 여러 지역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 이탈리아에는 한국인 입양인 단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한국 입양 아동들이 상당수 있으며, ITAKO, KORIA 등 한국 아동 입양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 입양 아동들의 부모로 구성된 단체인 ITAKO는 토리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50여 가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ORIA는 성인이 된 입양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단체다. 총영사로서 ITAKO가 주관하는 설날과 추석, 한국도서관 개관식 등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총영사관은 한국 입양 아동들이 한국 문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 도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 행사에 입양인들을 초대하고 있다.”

강형식 총영사는 1991년 외교부에 입부해 그동안 미국(휴스턴), 인도(뉴델리), 중국(베이징, 칭다오, 선양)에서 근무했다. 한국에서는 외교부 재외공관 담당관,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 등으로 근무했고, 지난해 6월부터 밀라노에서 일하고 있다.

입양인 단체 ITAKO와 만찬
입양인 단체 ITAKO와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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