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에콰도르는 스페인어로 ‘적도’라는 뜻이다. 한국도 벌써 이렇게 더운데 적도에 있는 에콰도르는 얼마나 푹푹 찔까? 현지 시각으로 저녁 7시 30분에 전화를 받은 이강우 에콰도르한인회장은 뜻밖에 “에콰도르 키토는 17도에서 20도 정도로 선선하다”고 말한다.
“키토는 해발 2,800m 고도에 있어서 일 년 내내 가을 날씨예요. 전혀 덥지 않아요.”
이 회장은 20년 전 에콰도르로 갔다. 현지에서 여러 사업을 하다가 지금은 한국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장에 따르면 에콰도르에는 한인이 600~700명 살고 있다. 예전에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처럼 옷 장사를 하는 한인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고 자동차를 수리하거나,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이 그중에 가장 많다. 비즈니스를 크게 하는 한국인으로는 원단을 거래하는 사람이 있다.
한인들은 키토와 과야낄에서 많이 살고 있다. 키토는 에콰도르의 수도이고 과야낄은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는 에콰도르의 가장 큰 도시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다 그렇지만 에콰도르에서도 한류 붐이 대단하죠. K-POP을 좋아하는 에콰도르 젊은이들이 많아서 그럴까요? 한국어, 태권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어요.”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 2021년부터 공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도 키토에서 약 3~4시간 떨어진 바뇨스시 공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사업으로 태권도 수업도 하고 있다.
“주에콰도르한국대사관은 해마다 태권도대회를 열고 있는데요, 올해 처음으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부스들도 설치했어요. 한국문화 체험 부스를 설치하면 인기가 있을 거라고 대사님께 제안했죠.”
주에콰도르한국대사관은 지난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키토에 있는 루니냐위(Ruminahui)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제9회 대사배 태권도대회를 열었는데, 올해 행사에는 에콰도르한인회, 부인회, 한글학교 그리고 KOTRA도 함께 참여해 한국문화를 적극 알렸다고 한다.
한인회와 부인회는 김밥, 떡볶이, 잡채 등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 부스를, 한글학교는 한복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코트라는 한국 화장품 판매 부스를 설치해 수익금을 한인사회 발전기금으로 냈다. 그리고 행사 당일 한국 수녀님들은 한인회가 전달한 기부금으로 주변 가난한 이웃들을 찾아가 쌀, 햄버거 그리고 음료수를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이번 한국대사배 태권도대회에는 600~700명이 참여했는데요 한국체험 부스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내년 태권도 대회에서는 문화행사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강우 에콰도르한인회장은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중남미총연 국제대회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임명됐다. 에콰도르한인회는 올해 가을 한인 체육대회와 광복절 행사를 열고, 노후화된 한인회관을 복구하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