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주 뷰티서플라이업, 2세 승계가 과제다
[기고] 미주 뷰티서플라이업, 2세 승계가 과제다
  • 임영언(재외한인학회장, 전남대 교수)
  • 승인 2023.07.20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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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뷰티산업은 지난 40년간 재미동포 사회를 지탱해 온 민족 산업이자 동포들이 하나의 유통망을 구축한 성공 사례다. 재미동포들이 뷰티산업에서 성공한 것은 뷰티산업 유통망의 독점화을 통해 가능했다. 하지만 미래는 불확실하다. 동포 1세들이 고령화하고, 2세들이 뷰티산업에서 이탈하면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주동포 차세대가 이 사업을 계승하는 문제가 미래를 좌우하는 열쇠로 보인다. 동포 2세들이 부모 사업을 이어받아 더 큰 성장을 이루려면 민족 산업이라는 자부심과 동기부여가 중요해 보인다.

동포 2세에게 사업을 이어가도록 설득하고, 업계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며, 뷰티산업의 창업과 교육 훈련을 통한 2세 중심의 인재 양성,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의 함양, POS기 등 하이테크놀로지 기기를 활용한 매장 경영의 현대화, 유통물 물류시스템의 조직화 및 현대화, 한인들의 이미지 개선을 통한 한인-흑인 간의 협력 관계 증진, 흑인사회와의 공생관계 증진, K-뷰티산업의 전진기지로서 한인 뷰티서플라이 유통망 활용 등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지난 40년간 재미동포가 피와 땀을 흘려 유통망을 구축해온 미국의 뷰티서플라이 사업은 동포의 ‘민족 산업’이다. 향후 한국 정부나 기업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뷰티산업 경영 현대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상품의 공동 개발과 판매 등을 함께 모색해 나간다면, 동포들이 구축한 거대한 유통망이 한국의 K-BEAUTY 진출의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뷰티산업은 소규모에서 출발해 독점, 그리고 대규모 사업으로의 전환과정을 거쳐 성장해 왔다. 지난 30년 동안 흑인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유통망 구축과 성장을 위해 크게 공헌해온 월간 <Beauty Times> 이계송 발행인은 이렇게 말했다.

“뷰티산업은 우리 민족산업으로 세계적으로 대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 민족은 미에 대한 감각이 어느 민족보다 뛰어나다. 조상 대대로 DNA가 우리 몸 안에 흐르고 있다. K-뷰티가 결국은 전 세계를 제패할 것이다. 미국 속의 동포들을 최전선의 산업 전사로서 역할을 격려하고 지원해 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재미동포 기업가들이 4,000만 흑인사회로부터 능력과 도덕성을 인정받고, 또한 신뢰를 쌓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가로서 흑인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CSR)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CSV)를 실천하는 재미동포의 이미지를 더욱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1992년 LA 폭동은 재미동포의 흑인에 대한 태도와 인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부터는 재미동포가 흑인 거주지역에서 번 돈의 일부라도 그들에게 문화사업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흑인들로 인해 뷰티산업이 성장했고 흑인 시장의 유통망을 장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동포들이 한발 먼저 다가서야 한다. 이를 위해 흑인 지도자들을 한국에 초청하여 한국문화를 이해시키고 그들의 자녀를 매장에서 고용하고 교육문화향상에 투자한다면 그 반대급부는 동포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것은 흑인들을 통해 부유하게 된 뷰티산업 종사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이고 동포사회 전체를 위하는 길이다. 또한, 미국에서 재미동포 기업가들이 흑인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CSR)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CSV)를 실천하는 길이다. 이일은 재미동포 뷰티산업 유통망의 지속적 성장과 미래를 위해 하루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이계송 대표의 말처럼 뷰티서플라이산업은 그동안 오직 성공을 위해 질주해온 지난날을 자성하고 재평가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해야 할 때가 되었다. 뷰티산업은 재미동포 유통망의 장악에 따른 독점사업으로 성장했지만, 동포 1세의 구태의연한 경영방식, 동포 2세의 미국 주류사회 진출로 인한 사업승계 문제, 타민족의 진입과 경쟁 등으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기에다 주 고객인 흑인에 대한 인식과 문화적 이해도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문제는 뷰티산업 종사자의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뷰티업계 전체 차원에서의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마 최근 재미동포 2세를 중심으로 뷰티 트레이드 쇼, 대회, 포럼, 세미나 등이 기획 및 실천되고 있어서 다행스럽다.

뷰티서플라이 업계 ‘SO GOOD’의 원용방 대표는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한류 붐(K-POP)이 뷰티산업의 전반에 미친 영향에 대해 미국에서의 시장의 확대를 가져왔다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말했다.

“BTS나 BLACK PINK가 미국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령 BTS가 미국에 오게 되면 그들의 강력한 팬클럽인 아미(ARMY)들이 우리 BEAUTY SHOP 매장 앞에 구름떼처럼 몰려온다. 이 넓은 매장 앞에 백인 흑인 할 것 없이 저녁 내내 장사진을 이룬다. K-POP 한류와 BTS의 인기를 실감한다. 실제로 BTS의 활약이 과거와는 달리 매출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한류 유행을 계기로 뷰티산업이 재평가받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또한, 재미동포 뷰티산업이 계속해서 흑인사회와 공생하고 이를 통해 한국상품의 전미 수출전략기지로 활용되고 K-뷰티 시장의 글로벌 확대를 도모하여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뷰티산업 유통망을 일구어온 재미동포들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작업도 향후 과제다.

임영언(재외한인학회장, 전남대 교수)
임영언(재외한인학회장, 전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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