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한국 대통령은 왜 남아공에 오지 않나?
[해외기고] 한국 대통령은 왜 남아공에 오지 않나?
  • 한호기 전 케이프타운한인회장
  • 승인 2023.08.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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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기 전 케이프타운한인회장
한호기 전 케이프타운한인회장

한국과 남아공은 1992년에 수교했다. 올해가 수교 31주년을 맞은 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수교 이후 한 번도 남아공을 공식 방문한 적이 없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더반에 다녀가기는 했다. IOC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때였다. 2011년 7월 6일 열린 123차 IOC 총회에서 대한민국의 강원도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남아공을 비공식 방문했다. 국가 간 정상외교 차원이 아니었다. 더반에서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후 이명박 대통령은 남아공을 바로 떠났다.

남아공은 브릭스 5개 국가 중의 하나다. 브릭스는 남아공, 브라질, 중국, 러시아, 인도를 지칭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54개국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비중이 큰 나라다.

중국은 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해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정상 54개국을 초청하여 중-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중국은 차관과 원조제공을 기반으로 선물 보따리를 풀며 자국 인력들을 아프리카 전역에 내보냈다. 인프라 구축 사업 등에 투입해 현지에 정착시키며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본도 아프리카에 공을 들여왔다. 아프리카 지역별로 장·차관 회의 등을 수시로 개최해 정치, 경제적으로 우호세력을 확보하고 원조, 차관 등으로 아프리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남아공 내 한인 동포는 4천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공식, 비공식으로 약 50만 명이 거주한다. 우리보다 100배 이상의 거주자 수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형적, 경제적, 안보적인 문제로 아프리카 시장까지 많은 공을 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지의 남은 땅 아프리카 시장을 소홀히 하는 것은 결코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2030 부산 EXPO 유치에 아프리카 표도 가벼이 할 수 없다. 사우디는 오일머니를 무기로 아프리카 54개국을 집중 공략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그런 점에서도 올해 11월 선정지 결정 때까지 아프리카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덧붙여 필자가 사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대사관 분관과 문화원 분원을 개원하는 것도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 최남단 지구 땅끝에 위치해 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 우리 동포 수는 1천여 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관광객도 연간 수만 명씩 찾는 곳이다.

대한민국 대사관은 남아공의 프리토리아에 있다. 케이프타운은 우리 대사관으로부터 1,500km 떨어진 곳이다. 한국 관광객이 사건, 사고로 긴급상황을 맞아도 공관에서 대처하기가 어렵고, 심지어 임시여권발급 등 민원 업무를 보려고 해도 프리토리아에 있는 대사관까지 1,500km를 여행해야 한다. 시간 낭비, 금전 낭비, 인력 낭비가 여간 아니다.

남아공 대사관은 분기당 한 번씩 케이프타운에 출장영사 업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민원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 케이프타운 동포사회에서는 대사관 분관 설치를 원해도 한인 수가 적어 어렵다는 얘기만 들었다. 따라서 대안으로 케이프타운에 행정원이라도 1명 상시 배치하여 업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케이프타운에는 일본인이 2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영사관은 오래전부터 설치 운영 중이다.

나아가 우리 문화원 분원도 설치됐으면 한다. 아프리카 54개국에 문화원이 3개가 있다. 나이지리아(2010년 개원), 이집트(2014년 개원), 남아공 프리토리아(2021년 개원)에 문화원이 개관돼 있다.

2021년 대사관이 있는 프리토리아에 문화원이 개원했다고 하나 케이프타운 동포들은 문화원의 존재를 체감하기 어렵다.

우리 문화원이 남아공 행정부가 있고, 대사관이 있는 곳에 설치하면 관리가 용이할 수는 있지만, 효율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케이프타운은 입법수도다. 또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문화활동 사업을 펼치기 좋다. 이러한 케이프타운에 문화원 분원이라도 설치하는 게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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