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조의 맛과 멋㊾] ‘한식 비 갠 날에’와 ‘용접’
[우리 시조의 맛과 멋㊾] ‘한식 비 갠 날에’와 ‘용접’
  •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자문위원
  • 승인 2023.12.21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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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조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창작을 북돋우기 위해 연재물로 소개한다. 고시조와 현대시조 각기 한편씩이다. 한국시조협회 협찬이다.[편집자주]

* 고시조

한식 비 갠 날에
- 김수장

한식(寒食) 비 갠 날에 국화(菊花) 움이 반가왜라
꽃도 보려니와 일일신(日日新) 더 죠홰라
풍상(風霜)이 섯거 치면 군자절(君子節)을 픠온다

김수장(金壽長, 1690~?): 호는 노가재(老歌齋)로 김천택(金天澤)과 함께 당대 쌍벽의 가인(歌人)이다. 이 시조는 국화를 찬미(讚美)한 내용이다. 작가는 봄에 돋아난 국화의 움을 보고 두 가지의 교훈을 받은 것이다. 그것은 일일신(日日新)과 군자절(君子節)인데, 날마다 새로워지는 모습에서 자신도 그와 같이 덕을 닦아 날로 마음을 수양하겠다는 것과 ‘오상고절(傲霜孤節)’하는 지조(志操)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다. 즉 선비의 곧은 정신을, 찬 서리를 이기고 피는 국화의 절개에 비겨 끊임없는 자기 수양의 경지를 추구하고 음미하도록 이끌어간 작품이다.

* 현대시조

용접
- 김소해

어디서 놓쳤을까, 손을 놓친 그대와 나
실마리 찾아가는 길 불꽃이어도 좋으리
뜨겁게 견뎌야 하리 녹아드는 두 간극

 
김소해(金素海1947~): 1983년 <현대시조>와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이 작품은 “어디서 놓쳤을까. 손을 놓친 그대와 나”라는 장면 설정을 통해 긴장감을 부여한 후 이어서 “실마리 찾아가는 길 불꽃이어도 좋으리”라고 시상을 풀고 있다. 놓친 것은 그대와 나 사이의 끊어짐인데 그 시점과 실마리를 찾아 불꽃을 피우고 있다. 그 불꽃이 끊어짐을 이어주는 힘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뜨겁게 견뎌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두 간극”이 용접되어 녹아들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명징한 표현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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