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민단, 2월28일 선거로 하나 되나?...선거 공정 진행에 관심 쏠려
재일민단, 2월28일 선거로 하나 되나?...선거 공정 진행에 관심 쏠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2.11 1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전 선관위의 ‘후보결격’ 결정으로 파행 치달아

반대측 3역에 임태수, 김춘식 후보 올라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재일민단 중앙단장 등 중앙3역 선거가 2월 28일 친여건이단장과 반여건이단장 측의 2파전으로 치러진다.

여건이 단장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중앙단장 후보에 김태훈 홋카이도지방본부 전 단장, 중앙의장에 오영의 오이타지방본부 전 단장, 감찰위원장에 이근줄 미야기현지방본부 전 단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반면 반대측에서는 중앙단장에 김이중 가나가와현지방본부 전 단장, 중앙의장에 임태수 홋카이도지방본부 전 단장, 감찰위원장에 김춘식 현 중앙감찰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규태 오공태 공동위원장, 손경익 최종태 허맹도 정박 위원의 6명에, 자문역으로 김옥채 주요코하마총영사가 참여했다.

재일민단은 2월 27일 오전 11시 동경 아자부 한국중앙회관에서 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어 28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중앙대회를 치른다. 중앙단장 중앙의장 감찰위원장의 중앙3역 선거는 중앙대회에서 치러진다.

재일민단은 3년전 중앙단장 선거를 둘러싸고 내홍을 빚었으며, 이어 중앙단장과 중앙의장의 독단적인 운영으로 마찰이 격화돼 왔다. 이같은 마찰은 급기야 반 여건이 단장측이 지난해 12월 2일 동경에서 임시중앙대회를 개최해 여건이 중앙단장과 박안순 중앙의장을 전격 탄핵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탄핵 이후 주일대사관이 중재에 나서 오는 2월 중앙대회 때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자는 합의로 가까스로 봉합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3년간 내홍을 겪은 민단중앙이 통합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재일민단이 내홍에 휩쓸린 것은 2021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2월26일 민단중앙은 중앙대회를 열고 연임에 도전한 여건이 단장과 이에 대항마로 출마한 임태수 전 홋카이도단장의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선거를 앞두고 나돈 임태수 후보의 전력 시비를 문제 삼아 후보 실격 처리를 하면서, 재일민단은 혼돈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초 2월26일로 예정된 선거는 3월12일로 연기됐고, 선관위는 임태수 후보의 등록을 취소하는 강수를 뒀다. 그러자 이에 반발한 중앙대회 임시의장단이 선관위의 결정을 무효화시켰다. 코로나 상황으로 진행된 우편투표의 투표함 개표도 이뤄지지 못했다.

여건이 후보의 중앙단장의 연임 당선을 선언한 것은 그해 4월6일이었다. 이날 선관위원과 민단 중앙 3기관 임원만 참여한 가운데 도쿄 한국중앙회관 8층 대회의실에서 제55차 중앙대회를 속개해, 속전속결로 여건이 단장과 박안순 의장, 김춘식 감찰위원장의 당선을 선언했다.

오후 2시부터 열려 불과 30분만에 폐회한 이 대회는 당초 박안순 중앙위의장이 후보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개최를 통지한 데다, 중앙대회를 구성하는 주체인 중앙위원과 대의원, 선거인 등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치러져 ‘국회의원 없이 열린 국회와 같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여건이 단장측은 이어 우편투표함에 든 투표용지도 분쇄기로 파쇄해버렸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대파를 중심으로 ‘민단중앙 정상화위원회’가 발족했다. 정상회위원회는 4월7일 동경에서 결성대회를 갖고, “우리는 32개 지방본부의 대회 개최 요청, 227인의 중앙위원 대의원의 개표 요구에 의거해서 규약 무시로 인해 혼란사태에 빠진 민단중앙본부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임시중앙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러렀다"면서 "모든 지방본부, 산하단체, 중앙위원 대의원이 이 취지에 찬동해주시기를 바라며, 하루빨리 민단조직의 정상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화위원회는 이수원 동경본부 단장을 대표로 출범한 이후 민단중앙 정상화를 위해 임시중앙대회를 개최하자고 요구했다. 이 요청서에는 36개 지방본부, 1개 중앙산하단체, 3개 지방 한국상공회의소를 포함해 300명의 중앙위원과 대의원이 서명에 참가했다.

하지만 박안순 중앙의장은 서명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철회를 요청하는 한편, 서류의 진위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재발송을 요구하는 등 시간을 끌면서 결국 서류 기재 미비 사유 등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민단중앙 3역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김춘식 감찰위원장이 여건이 단장과 박안순 의장에 반대의견을 보이면서, 동시 퇴진을 제안하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다. 이같은 대립은 지난해 12월2일 반여건이측이 개최한 사상 첫 임시중앙대회에서 김춘식 감찰위원장이 사임을 표할 때까지 지속됐다.

민단중앙의 내홍사태가 다시 가열된 것은 2023년 2월22일 제77회 중앙위원회 개최 전후였다. 당시 박안순 중앙의장은 중앙위원회를 서면 결의로 대체하면서, 33명의 중앙위원에 대해 의결권을 박탈했다. “자신을 중앙의장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중앙의장이 중앙위원의 자격을 임의로 박탈하자 33명의 중앙위원들이 “중앙위원회 서면결의 및 중앙위원 33명의 의결권 박탈은 본단 규약·규정에 해당하는 조항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또 자유민주주의 기본이념의 관점에서도 벗어난다. 그리고 감찰기관 보고를 의제 항목에서 삭제한 것은 본단의 3기관 제도 자체를 뿌리째 부정하는 것”이라는 항의성명을 냈다.

이어 지난해 4월13일 열린 민단 전국지방단장회의도 고성과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33명의 중앙위원 자격박탈에 대한 질의와 임시중앙위원회 개최 요청이 이어졌다. 이에 여건이 단장과 박안순 중앙의장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이수원 동경단장과 이원철 오사카단장을 대표로 한 임시중앙대회가 12월2일 동경에서 열렸다. 재일민단 사상 처음열린 임시중앙대회였다.

민단중앙 대의원 재적인원 505명중 268명이 직접 참여한 이 대회에서는 여건이 중앙단장과 박안순 의장이 민단 혼란과 독단적 운영을 이유로 탄핵당했다. 여건이 단장은 이에 앞서 11월30일자로 이 대회를 주도한 동경과 오사카 등 11개 지방본부에 대해 직할조치 결정을 하고, 지방중앙위원 자격을 대부분 정지시키는 등 파격적인 강수로 대응했다.

이같은 초유의 일이 일어나자 주일대사관이 중재에 나서서 임시중앙대회를 ‘없던일’로 만들고. 2월28일 양측이 공정하게 선거를 하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2월28일 선거는 이렇게 해서 성사됐다.

선거가 과연 공정하게 치러질수 있을까? 이번 선거가 다시 파행으로 치달아 민단의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오는 2월28일 중앙대회와 선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