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과서 한국발전상 수록, 경험과 과제’ 포럼, 국회서 열려
‘해외교과서 한국발전상 수록, 경험과 과제’ 포럼, 국회서 열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4.02.15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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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코리안신문,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김석기·강선우 의원실 공동주최
- 재외동포청, 세계한인무역협회,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재외한인학회 후원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석호 기자

“중국 소주에서는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품덕(도덕) 교과서 글이 삭제된 적이 있습니다. 중국 교과서 내용도 지역에서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재외동포청과 해외 우리 공관, 현지 한인들이 삼각 협력을 해서 현지 교과서에 나온 잘못된 한국 관련 글들을 ‘필터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동호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상임이사가 2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해외교과서 한국발전상 수록, 경험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린 ‘월드코리안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이 강조했다.

중국 강소성 소주(쑤저우)에서 원단 무역을 하는 그는 이날 포럼에서 중국 교과서가 어떻게 출판되고, 지금까지 어떻게 개편됐는지를 소개하고, 출판된 교재들을 스크린으로 보여줬다. 그리고는 2003년도 한국 SBS 보도를 인용해 중국 교과서에 한국 역사가 왜곡돼 수록된 사례들을 언급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 학교 80%가 채택하는 인민교육출판사 세계역사 교과서에는 한글이 중국 음성학 원리를 이용해 창제됐고,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을 주도했고, 한국전쟁이 미국 침략으로 일어났고, 신라의 수도가 평양이라는 글이 들어갔다.

이동호 월드옥타 상임이사는 포럼에서 “중국이 20년 만에 교과과정을 개정했을 정도로, 중국은 쉽게 교과과정을 개정하지 않는다. 중국 교과서를 바꾸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한국 관련 내용을 삭제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인 박 사장이 중국 직원을 폭행했는데, 이럴 때 중국 직원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고, 박 사장은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하냐’는 내용이 중국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이를 본 소주 교민이 이 내용을 주상해한국총영사관과 한국 교과서편찬위원회에 팩스로 알려줬고, 우리 정부가 얼마 뒤 중국 남경 교육국과 협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에 이 내용이 삭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엄격한 중국 교과서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날 포럼은 월드코리안신문,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서정일), 김석기·강선우 국회의원실이 함께 주최하고,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 세계한인무역협회(회장 박종범),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회장 윤희), 재외한인학회(회장 임영언)가 후원했다. 메인 후원 기관인 재외동포청은 해외 교과서에 한국발전상을 수록하는 것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럼에는 이동호 월드옥타 상임이사뿐만 아니라 안병삼 삼육대학교 교수(재외한인학회), 정근하 루터대 교수(재외한인학회), 이영희 전 네브라스카한인회장, 장동학 전 실리콘밸리한인회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해외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br>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패널 토론에 앞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는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이 쓴 ‘왜 한국은 자랑스러운 나라인가’라는 발제문을 소개했다. 이 청장은 이 포럼에 참석해 직접 발제를 할 계획이었지만, 해외 일정이 생겨 이 대표가 대신 발표를 했다.

발제문에는 6.25 전쟁 직후 한국의 모습, 한국의 정치·경제 현주소에 관한 내용과 해외 교과서에 한국발전상을 수록하기 위한 재외동포청 계획 등이 들어가 있다. 발제문에는 이 청장이 주네덜란드한국대사로 일할 때 현지 한인사회와 함께 노력해 <티메뮤렌호프 출판사> 초등 지리교과서, <놀드호프 출판사> 고교 역사 수험서 등에 한국발전상을 수록했던 사례도 들어가 있다.

포럼에서는 한국 교과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려주는 발표도 마련됐다. 홍미희 월드코리안신문 문화부장은 지난 70년 동안 이어진 우리나라 교육과정 개정, 심사와 검정 과정에 관해 설명하고, “교육과정이 바뀌면 교과서가 바뀐다. 교과서는 한 나라의 교육목표를 실현해 주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덕룡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총재,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회장, 최영한 재외동포청 차장<br>
왼쪽부터 김덕룡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총재,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회장, 최영한 재외동포청 차장

최병천 월드코리안신문 편집이사는 월드코리안신문이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4일까지 해외 한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7개국, 140여 개 도시에서 거주하는 한인 30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94.1%는 재외동포청이 해외 교과서에 한국발전상 게재하는 것을 올해 역점사업으로 삼은 것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답하고, 84.5%는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발제와 발표 뒤에는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중국 동북 3성 지역을 다니며 조선족동포 사회를 연구한 안병삼 삼육대 교수는 “중국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한국 바로 알리기 사업을 해야 한다. 외교뿐만 아니라 정치·경제·문화 분야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근하 루터대 교수는 “한국은 식민지에서 벗어나 민주화를 이루고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한 국가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고령자 자살률, 이혼율 등이 높은 것은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영희 전 네브라스카한인회장은 미국에서 한글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면서, “우리 정부가 해외 한글학교에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장동학 전 실리콘밸리한인회장은 “한국 정부가 750만 재외동포를 한국의 인적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덕룡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총재, 김정남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회장, 김영래 전 동덕여대 총장, 이강국 전 주시안총영사, 중국한국인회총연합회 고탁희 회장과 정효권 황찬식 전 회장, 홍성덕 전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조성건 전 홍콩한인회장, 김영훈 전 튀르키예한인회장, 류연범 전 연태한국인회장, 유대성 대련한국인회장, 노덕환 전 민주평통 미주부의장, 강성주 전 MBC 보도본부장, 문웅선 대한민국한식포럼 회장,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 정희천 전 상해한국인회장, 이종직 전 사천성한국인회장, 나기봉 전 실리콘밸리한인회장, 김교식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 사무총장, 김정수 전 대한걷기협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덕룡 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총재는 축사에서 “한국이 6.25 전쟁을 겪으면서도 자유를 지켜낸 국가였다는 것을 해외에 알려 동포 차세대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줘야 한다. 재외동포청과 한인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한 재외동포청 차장은 축사에서 “한국의 정치·경제 발전상을 외국 교과서에 수록하는 것은 재외동포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사회, 국내 민간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교육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별 분야별 세대별 간담회를 개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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