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양 한인, 40년 만에 친가족 찾아… 한국 ‘유전자 검사제도’ 성과
미국 입양 한인, 40년 만에 친가족 찾아… 한국 ‘유전자 검사제도’ 성과
  • 최병천 기자
  • 승인 2024.03.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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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코리안신문) 최병천 기자    

5살 때 가족을 잃어버려 미국 가정에 입양된 한인이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유전자 검사제도’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혈육을 40년 만에 다시 찾았다.

재외동포청은 “미국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는 입양 한인 벤자민 박(한국명 박동수·1979년생) 씨가 3월 18일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 이애연(1941년생) 씨와 친형 박진수 씨를 화상으로 만났다”면서, “박 씨의 가족 상봉은 재외동포청(청장 이기철)·경찰청(청장 윤희근)·아동권리보장원(원장 정익중)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검사제도’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박 씨의 어머니는 1980년 박 씨를 포함해 4남매를 경남 김해에 있는 큰집에 잠시 맡겼다. 하지만 남매들은 1984년 어머니를 찾겠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됐고, 박동수 씨는 보호시설과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에 머문 뒤 이듬해 미국 가정에 입양됐다.

미국에 있는 한 대학교에 다닌 동수 씨는 2001년 모국 땅을 처음 밟았다. 그는 헤어진 가족을 찾으려고 입양기관을 찾아갔지만, 어떤 단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2012년에 한국으로 다시 와 계명대학교 어학당을 다녔다. 그리고는 가족을 찾기 위해 경찰서에서 유전자를 채취했다. 하지만 그때에도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고 2016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한국에서 자란 친형 진수 씨도 잃어버린 동생을 찾았다. 2021년 10월쯤 ‘실종된 두 남매를 찾고 싶다’라고 실종신고도 하고, 어머니의 유전자도 채취했다.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이듬해 8월부터 생겼다. 박동수 씨와 어머니가 친자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왔다.

하지만 동수 씨가 미국에 거주하는 데다 2012년 계명대 어학당을 다닐 때 쓰던 전자메일 주소 밖에는 연락처가 없어서 거주하는 곳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에 제주경찰청 수사팀은 출입국외국인청과 주시카고한국총영사관의 협조를 받아 소재지를 알아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차 감정을 진행해 지난 2월 동수 씨가 이 씨의 친자임을 확인했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모든 해외 입양동포가 가족 찾기로 정체성을 회복하고, 한국이 자신을 소중한 존재로 여전히 기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유전자 분석 제도는 첨단 유전기술로 장기실종 아동 들을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는 효과 있는 제도다. 이번 사례가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미국에 입양된 한인 박동수 씨(화상)가 잃어버린 가족을 40년 만에 다시 찾았다.[사진=재외동포청]
미국에 입양된 한인 박동수 씨(화상)가 잃어버린 가족을 40년 만에 다시 찾았다.[사진=재외동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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