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는 박람회의 도시”… “명품 교민사회 이뤄내”
“밀라노는 박람회의 도시”… “명품 교민사회 이뤄내”
  • 밀라노=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3.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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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1일 한인사회 대표들과 만찬 모임
한-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맞아 다양한 행사 예정

(밀라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송아지 다리살 레조토가 이 가게의 별미입니다.”

이탈리아 말로만 된 메뉴판을 들고 고민하고 있을 때 황충현 민주평통 이탈리아지회장이 추천을 했다.

강형식 주밀라노총영사가 “황 회장님은 이탈리아 와인과 음식을 소개한 책도 내신 분”이라면서, “황 회장님의 추천을 받은 것이 좋다”고 운을 뗐을 때였다.

3월 21일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인근 ‘스탕달’이라는 이름의 이탈리아식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 모임이 있었다. 강형식 총영사와 황충현 평통 지회장, 서인복 전 밀라노한인회장, 박광일 현 한인회장이 참석했다. 기자도 이 모임에 초청을 받았다.

“밀라노 교민사회는 명품 교민사회입니다. 제가 아니라 전임 총영사님이 하신 말입니다. 음악과 문화, 교양을 갖추고 있고, 와이너리 탐방도 매월 진행하고 있어요.”

강 총영사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모임이 시작됐다. 저녁 모임이어서 메뉴 주문이 시작됐다.

“이탈리아에는 쌀 종류가 300가지도 넘어요. 레조토용 쌀은 일반 쌀과 다릅니다.”

황 회장이 설명을 했다. 그는 책을 낸 전문가답게,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에 밝았다. 이날 식탁에 오른 음식은 애호박과 작은 민물고기 튀김, 스파게티, 레조토 등 다양했다. 주문한 음식과 궁합이 맞는 와인도 올랐다.

이탈리아에는 포도 종류도 많다고 했다. 심지어 땅 위에 풀처럼 낮게 자라는 포도도 있다고 한다.

“밀라노는 경제수도입니다. 패션 도시이기도 합니다. 대형 패션 박람회만 봄과 가을에 각기 두 개씩 열립니다. 그때면 온 거리가 화려하게 바뀝니다. 거리 곳곳을 패션모델들이 메워서 보는 눈도 즐겁습니다.”

강 총영사는 이날 인근 볼로냐에서 개막한 볼로냐 뷰티박람회에 다녀왔다고 말했다. 이 박람회에는 한국관도 마련됐으며, 한국기업도 무려 270개사가 넘게 참여했다는 것이다.

밀라노에는 패션, 가구 및 디자인, 가죽제품, 가방, 공예품, 액세서리 등 박람회들이 끊이지 않는다. 모터사이클, 정보통신 및 첨단기기 박람회도 열린다. 큰 박람회 때는 호텔비도 무려 세배 가까이 올라간다고 한다.

이날 만찬 모임이 열린 음식점도 화제에 올랐다. ‘적과 흑’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스탕달의 이름을 딴 이탈리아식 음식점이었다.

“나폴레옹 군대가 이 지역을 점령했습니다. 그때 스탕달이 군인으로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두오모성당
두오모성당

스탕달은 밀라노를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죽을 때 묘비에도 자기를 밀라노사람이라고 적도록 했다는 얘기도 있다. ‘스탕달’이라는 상호의 이 음식점도 밀라노에 왔다가 밀라노와 스탕달에 반한 영국인이 오픈한 가게라는 것이다.

나폴레옹이 점령하기도 했던 밀라노는 복잡한 역사 경험을 가진 도시다. 처음에는 켈트족이 살았고, 로마가 확장되면서 로마제국이 되었다. 기원 286년 로마제국이 동서로 갈릴 때, 서로마제국의 수도가 되기도 했다. 기독교를 인정한 밀라노칙령도 이곳에서 반포됐다.

이후 신성로마제국으로 편입되면서 프랑스와 독일의 영향을 받았고, 중세 도시국가 시절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활약하며, 르네상스를 이끌어 가기도 했다. 밀라노에서 라 스칼라 극장 앞의 광장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도 서 있고, 그의 걸작인 ‘최후의 만찬’도 산타 마리아 수도원에 그려져 있다.

밀라노는 이후 스페인제국에도 속했다가, 나폴레옹이 점령해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자신의 대관식을 치르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경험 때문인지 밀라노는 외국인한테 개방적입니다. 게르만적인 합리성도 있어서, 일찍부터 상공업이 발전했어요. 밀라노 토리노 제노바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산업클러스터 지역입니다. 남부지역보다 소득도 아주 높고, 자동차 기계 화학 제약 패션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요.”

이 같은 얘기가 오가던 중에 디저트 주문에 들어갔다. “이 집은 티라미수를 단연 추천할 만하다”는 황 회장의 얘기에 모두 티라미수를 주문했다. 티라미수는 스펀지케이크에 커피, 크림치즈, 코코아가 뿌려진 정통 이탈리아식 디저트다. ‘나를 끌어올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주밀라노총영사관은 밀라노와 베네치아, 토리노, 볼로냐, 제노바 등의 도시가 포함된 이탈리아 북부 8개 주를 관할하고 있다. 교민 수는 2천여 명. 삼성과 현대 등 우리 기업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는 올해 수교 140주년을 맞았다고 강 총영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를 기념해 주이탈리아대사관과 주밀라노총영사관에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이 서있는 라스칼라광장
레오나르도 다빈치 상이 서있는 라스칼라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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