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무한 회장 “경선 통해 당선되고 싶었다”
배무한 회장 “경선 통해 당선되고 싶었다”
  • LA=이종환 기자
  • 승인 2012.05.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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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파행으로 얼룩진 LA한인회장 선거

 
“배무한 회장 무투표 당선”이라는 소식을 접한 것은 LA행 비행기에 오르던 5월 17일이었다. 미주지역 최대 동포집거지인 LA에서는 이틀뒤인 19일 한인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었다. 배무한 후보와 박요한 후보의 치열한 접전이었다.

▲ 배무한 회장
배무한 후보는 LA한인축제재단 회장으로 지난해 LA축제를 성황리에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여세를 타고 한인회장에 출마해 유력후보로 떠오른 것. 박요한 후보는 두번째 도전이었다. 2년 전의 첫 도전에서는 선거규정 위반으로 후보자격을 박탈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 때문에 ‘LA 새한인회’를 만들어 ‘분리독립’도 시도했다가 접고 이번 회장선거에 재도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박요한 후보의 불운은 끝나지 않았다.

선관위가 2차 경고 끝에 후보자격을 박탈해버린 것이다. 박후보가 선관위에 사전통지 하지 않고 10인이상 모임 3건에 참석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LA 현지의 한인언론들은 이 같은 기사를 톱뉴스로 전하면서 “뭐가 뭔지… 이젠 실망도 지쳤다”고 싸늘한 한인사회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는 제목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평가한 기사도 보였다.

박요한 후보를 만난 것은 현지시간 18일 아침이었다. 호텔에서 만난 그는 “사소한 실수가 있었다. 하지만 선거일을 사흘 남겨두고 후보자를 탈락시키는 것은 동포사회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그는 후보 탈락으로 10만달러의 공탁금을 또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그는 두번 출마해서 두번 다 선거도 치러보지 못한 채 공탁금만 날리게 된 것은 돈에 매수된 선관위의 농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점심 때에는 한인타운의 중식당 ‘소향’에서 박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이 열렸다.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선거 실시를 목적으로 하는 ‘제31대 LA한인회장 선거이행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이안범 국제정치외교협회장이 위원장을 맡은 이 단체는 “선관위를 다시 구성하고 7,8월에 선거를 치르자”면서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 모임에 참석한 후 LA한인회관을 들러 스칼렛 엄 현회장을 만났다. 그는 이번에는 선거가 치러지기를 바랬다면서 선관위가 독자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박요한 후보의 처지가 안됐다고 동정하면서도 2년 전 선거과정에서 후보자격 박탈조치를 당한 박요한 후보가 한인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7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직원 월급도 밀릴 정도로 한인회 형편이 어려워졌다고 푸념했다.

선관위로부터 이미 당선증을 교부받은 배무한 후보를 만난 것은 이날 오후였다. 그는 가든 스위트 호텔 커피샵에서 기자를 만나 “박후보를 탈락시킨 선관위 결정에 착찹한 심정”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선거를 치르자고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을 통해 당선되고 싶었다. 선관위 한명이라도 박후보 탈락에 반대했더라면 당선증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후보는 또 “LA한인회는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일로서 승부해 LA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역설했다.

LA한인사회는 다시 소용돌이로 말려들었다. 후보탈락 결정을 두고 다시 법정소송으로 치달을 것인지, 또 ‘새한인회’가 만들어질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악법도 법인데, 선관위 규정을 지켜야 하지 않는가” 하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너무하다. 경선을 해야지 선관위가 매번 회장을 뽑아서야 되는가”하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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