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선거 참관기
[현장]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선거 참관기
  • 두이스부륵=나남철기자
  • 승인 2012.06.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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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유제헌회장, "투명한 총연합회를 이끌겠다" 선언

 
4만5천 재독동포들의 관심을 끌어온 재독한인총연합회장 선거가 6월2일 두이스부륵 소재 고향마을에서 오전10시30분 부터 열렸다. 회의장 주변에 붙어 있는 '대의원권을 돌려달라','박탈된 선거권을 돌려달라','공정선거' 전단지는 그동안 이번 선거가 얼마나 많은 잡음이 있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정경이었다.

166명의 대의원 가운데 159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이날 총회는 총회 시작 전부터 사설 경찰이 회의장 주변을 감시하고,일부 언론 통제로 입구에서부터 실갱이가 벌어지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 되었다.

최병순 수석부회장의 성원보고와 최병호 회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이날 회의는 노영곤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노 사무총장은 그동안 집행부가 주관한 여러가지 행사보고를 했고,이밖에 재무보고 ,감사보고 순으로 총회를 이끌어 나갔다.

문풍호,박성예,이재호 감사는 한결같이 집행부를 칭찬하며 재정이 부족한 가운데 어려운 살림을 꾸려온 최회장에게 공을 돌렸다.

이와는 반대로 대의원들은 회장 판공비와 오는 8월15일 광복절 행사를 위한 정부지원금등이 재정에 포함되었는지를 물으며,은행장부와 재정장부가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완연히 다른지에 대해 따져묻자,최 회장은 광복절 지원금 9000 유로는 신임회장에게 인수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정진호 대의원은 이번 총회에서 대의원 수가 줄은 일부 지방한인회로부터 정상적인 대의원비를 받고 왜 차액을 돌려주지 않는지에 질문했으나 명확한 답변을 집행부로부터 듣지 못하고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이날 총회에서는 재독일대한체육회와 괴팅엔,슈투트가르트,오버하우젠 한인회가 대의원들로부터 인준을 받았고,재독대한간호사회와 한독간호협회는 인준을 받지 못했다.

또한 지난 5월29일 독일 법원으로부터 구두로 판결이 난 대의원수 조정은 독일어 정관과 한국어 정관이 내용이 다르고 애매모호한 점이 많아 차기 회장이 정관 개정을 통해 명확하게 규정해야 함을 노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속개된 감사와 회장 선출은 이영창 선거관리위원장을 중심으로 안명자,김장호,김형렬 ,노영곤 간사가 진행했다.이영창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선자에게 당선증을 교부 하지 않을 것을 발표하며 매표행위가 발각되면 선거 결과가 유보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선증은 오는 6월30일에 감사와 회장에게 교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안영국 고문은 지난 4월7일 연석회의에서 총회 연기에 따라 3일 이내로 신임회장 인수인계 절차를 밟기로 결정을 했음을 밝혔으나,이 선관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광일 대의원은 6월에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에 누가 참석하게 되는지 독일을 대표할 총연합회장 자격을 따져 물었다.

회장 선출에 앞서 진행된 감사 선출에서 김정자(수석감사),윤정태,정진호씨가 감사로 선출 되었고,윤정태 감사는 부당하게 빼앗긴 대의원권을 다시 돌려 주겠다는 소견 발표로 대의원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회장 후보 소견 발표 시간이 되자 최병호 후보는 지난 2년 동안 마무리 하지 못한 일들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 소견 발표로 표심을 자극했다.

안영국 후보는 지난 2년 동안 공약을 지키기는 커녕 아직 시작도 하지못한 최병호 후보를 맹렬히 비난하며, 선관위와 집행부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불법 선거를 용서할 수 없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유제헌 후보는 세계화 시대,글로벌 시대에 맞추어 부끄럽지 않은 동포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명한 재정관리와 신뢰를 바탕으로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회장이 될 것을 약속했다.

대의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날 회장 선거 결과는 유제헌 후보 104표,최병호 후보 54표,기권1표로, 유제헌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결말이 났다. 예상을 뒤엎고 큰 표차이로 패한 최병호 후보는 "그동안 임원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라는 말로 깨끗이 승복했다.

유제헌 당선자는 당선 인사를 통해 "민심이 천심이다,앞으로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개방적이며 세계화에 걸맞는 총연합회를 이끌어 갈 것과 대의원들이 모아준 대의를 명심해 늘 처음처럼 겸허하게 맡은 일을 수행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신명나는 동포사회를 만들어 갈 것"을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 터키 사설 경찰들이 일일히 명찰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하자,이근태 고문은 앞으로 외국인에게 동족이 확인을 받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됨을 주지시키며 여론을 환기했다. 우리신문 박영희 기자 역시 "친목단체인 총연합회가 방청석도 제한해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한 수많은 방청객들이 밖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리다 ,점심 식사도 눈치를 보며 회의장에 들어와 먹어야 하는 현 상황이 같은 동족으로서 비애를 느낀다"며 다시한번 집행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베를린,프랑크푸르트,함부륵,본,자알란트,뮌스터 한인회를 비롯한 일부 지방한인회 대의원권 축소는 이번 선거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다. 법정에서조차 거짓 증언을 하며 집행부에 유리한 판결을 유도한 최병호 집행부의 불법선거에도 불구하고 유제헌 후보는 승리했다. 더 이상 불법을 묵과 할 수 없다는 대의원들의 뜻이 담겨진 결과였다.

최병호 회장의 폐회 선언과 함께 종료된 이날 총회에서 대의원들은 한결같이 "불의가 결코 정의를 이길 수 없음을 깨닫는 소중한 자리였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두이스부륵=나남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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