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특채’ 파문으로 퇴진 유명환, ‘최장수 장관’ 끝내 불명예 하차
‘딸 특채’ 파문으로 퇴진 유명환, ‘최장수 장관’ 끝내 불명예 하차
  • 김영욱 기자
  • 승인 2010.09.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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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 특채 파문에 휩쓸려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이만의 환경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함께 현 정부 출범 후 2년7개월간 일해 온 조각 멤버다.

하지만 유 장관의 ‘최장수 장관’ 이미지가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대형 외교적 현안과 논란이 점철된 이명박 정부 전반기 외교수장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

유 장관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나 대미국·일본 관계의 특성 때문에 한반도 관련 국제회의나 사건이 있을 때마다 ‘목을 내놓고 간다’고 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장관 생활을 이어왔다.

유 장관은 정권 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했다. 2008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 정부가 요구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과 북한 측이 강조한 ‘10·4 선언 원칙(남북 간 직접 대화)’이 동시 삭제되면서 ‘망신외교’ 책임론이 제기됐고,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표기 변경 사태 등이 불거질 때마다 야권과 여론의 경질 요구를 받았다.

‘말’로도 많은 논란을 낳았다. 그는 지난해 4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외통위원이 아닌 천정배 민주당 의원이 들어오자 옆자리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왜 들어와 있어, 미친 놈”이라고 한 말이 국회영상회의록에 녹화됐다.

지난 7월 베트남 ARF 외교장관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젊은 애들이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면서 한나라당 찍으면 전쟁이고 민주당 찍으면 평화라고 해 거기에 다 넘어갔다.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숱한 고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외교관’ ‘현 정부 대북·대외 정책의 지휘자’ 모습을 유지한 그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는 확고했다.

북미국장, 주일대사, 1·2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베테랑 외교관으로서 그는 전 세계를 누비며 ‘천안함 외교’ 등 현 정부의 대북 강경 외교를 진두지휘했다.

‘8·8 개각’ 때에도 그는 장수 장관들을 중심으로 한 교체론에 포함됐지만, 천안함 외교 기조의 지속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을 이유로 유임됐다.

하지만 반기문 전 장관(2년10개월)에 맞먹는 장수 외교장관 반열에 오를 것처럼 보였던 그의 추락은 의외의 문제로, 한순간에 이뤄졌다. 딸을 외교부에 특채했다가 37년 외교관 생활의 끝을 불명예 퇴진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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