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회장
[인터뷰] 손석우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 회장
  • 김일동 기자
  • 승인 2012.08.16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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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책 보내기운동 12년째, 어느새 100회 돌파

 
사단법인 해외동포책보내기운동협의회(해동협)가 국내외 책 보내기 100회를 넘어섰다. 해동협은 지난 4월 중국 연변 민족도서관과 연변과기대에 2만권을 보낸 데 이어, 지난 7월 20일 미국 LA에서 100회째 도서전달식을 가졌다.

이번에 기증된 도서는 모두 2만 권으로 서울 강남구, 용인시, 수원시, 삼성전자, 경인일보 등에서 1인 책나누기운동으로 모은 책이다. 해동협은 이날 재미한국학교연합회(KSAA)와 함께 제1회 한국학교 교사 독서감상문 대회를 열기도 했다.

해동협의 손석우 이사장은 답례로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재외한글학교 교사 초청 연수회에 참석한 KSAA 최정인 회장 등 임원진을 8월15일 여주 목아박물관으로 초청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원래는 해동협의 책 창고를 겸하는 안성의 농장까지 둘러볼 생각이었으나, 쏟아지는 폭우로 이 일정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민주당 당료로 시작해 신한국당 경기도 사무처장을 지낸 손 이사장은 2001년 4월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학교가 학교 건물을 근사하게 지었는데, 막상 도서관에 책이 없는 것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책 몇 박스 보내주겠다고 덜컹 약속해놓고 한국에서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 보낸 책은 6천권. 이어 브라질한인회에 8천권을 보내는 것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지난 5월까지 보낸 책은 71만4천여 권에 달한다.

책 보내기운동에는 여러 사람이 도움을 주고 있다. 이필우 전 국회의원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을 무상으로 해동협에 제공하고 있고, 송광석 경인일보 사장은 지면으로 책보내기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김명옥 사무총장은 손 이사장의 대학 후배로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충북 영동읍장을 지낸 김인헌 본부장은 손 이사장의 초등학교 친구로, 매일 남양주시에서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와서 사무를 본다.

책을 보내주는 곳은 더 많다.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은 올해 8만5천권을 모아주었고, 김학규 용인시장은 지난해와 올해 2만권을 보내주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지난 7월4일 시 공직자와 민간단체, 시민들이 기증한 사랑의 책 2만권을 해동협에 전달했다.

기증받은 책은 일단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손 이사장의 농장에서 분류한다. 분류작업에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60여명의 회원이 돌아가면서 일한다. 책을 고르고 박스에 담는 일에 모두 ‘달인’들이다. 그러나 책이 너무 낡았거나 선정적인 책, 정치적 논란이 우려되는 책은 폐기한다.

특히 중국으로 보내는 책은 조심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에서 오는 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의심스런 책이 들어있으면 전량 반송한다.

책은 대개 선편으로 보낸다. 중앙아시아 등 내륙국가는 열차편으로 보내고, 소량은 인편에 보낼 때도 있다. 때로는 현지 초청으로 전달식을 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우리말대회나 백일장 등을 함께 여는데, 교포뿐 아니라 한국말을 배우려는 현지인들도 대거 참여한다.

손 이사장은 2005년 5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밤 행사 때 만난 80노인이 한 말을 잊지 않고 있다. 고려인 3세인 이 노인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책이다. 책을 읽어야 할아버지 나라의 말을 잊지 않는다”며 울먹였다고 한다.

해외로 나가는 책 중에서는 한글 익히기 책이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역사대하소설을 많이 찾고, 최근에는 문화CD나 전자책에도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책 보내기 운동은 단순히 유휴도서를 해외동포들에게 기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는 소중한 정신문화를 해외동포들에게 전달하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런 운동을 통해서 해외동포들은 한민족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민간 외교사절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책보내기운동은 ‘문화독립운동’이라며,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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