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㊺] 인류는 인공태양 만들 수 있을까?
[이종호의 포스트 펜데믹 로드맵-㊺] 인류는 인공태양 만들 수 있을까?
  • 이종호 한국과학기술인협회장
  • 승인 2022.05.21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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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속에서는 양성자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적 반발력을 극복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 그것은 두 양성자 중 하나가 전하를 잃고 중성자가 되는 것이다. 중성자와 양성자 사이에는 전기적 반발력이 작용하지 않는다. 양성자는 자발적으로 중성자로 변환되지 않지만(중성자는 양성자보다 질량이 더 크다) 에너지가 더해지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과정은 약한 상호작용에 의존하므로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 양성자가 중성자로 전환될 때 양전자(e+,positron)와 중성미자(νe)가 방출된다. 양전자는 전자의 질량과 같지만, 전하의 부호가 반대인 반입자이고,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거의 0인 입자이다.

이상의 과정을 정리하면 중성미자(νe)는 태양을 빠져나가고, 양전자는 전자와 쌍소멸하면서 감마선(γ) 형태로 빛을 방출한다. 중수소핵(2H)은 다른 수소의 원자핵과 융합하여 헬륨의 가벼운 동위원소인 헬륨-3(3He)을 형성하고 감마선 광자(γ)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여기서 생긴 헬륨-3(3He)로부터 헬륨-4(4He)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여러 갈래로 진행된다. 그중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91%)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의 결과로 생성된 헬륨-4 원자핵과 반응에 사용된 양성자 4개의 질량을 비교해보면 0.7%의 질량 감소가 있다. 이 질량은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변환식 E=mc2에 의해 에너지로 전환된다. 수소 1kg이 헬륨으로 전환되면 6x1014J의 에너지가 나온다.

태양은 매초 4×1026J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방출한다. 이는 1,000만 와트짜리 원자력발전소 40만 조 개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인데 태양은 매초 6억 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하면서 생산한다. 그러면 태양은 얼마나 오래 탈 수 있을까? 만약 태양의 전 질량 2×1030kg이 모두 헬륨으로 전환된다고 하면 약 1,000억 년이 걸린다.

그러나 태양의 온도는 바깥층으로 갈수록 떨어지므로 태양 속에 있는 모든 수소가 핵융합의 원료로 사용될 수는 없어서 태양이 핵융합으로 태울 수 있는 부분은 중심 주위, 태양질량의 1/10 정도 되는 양이다. 따라서 태양의 수명은 약 100억 년이 된다.

그러므로 비교적 순수한 수소로 구성된 태양 중심부는 지난 45억 년 동안 약 절반이 헬륨으로 바뀌었지만, 앞으로도 약 50억 년 동안 수소 핵융합 반응을 지속할 수 있다. 앞으로 태양의 수명이 50억 년 정도라는 뜻이다.

19세기의 과학자들은 태양의 막대한 에너지가 태양이 수축함으로써 일어나는 에너지라고 생각했지만, 태양의 크기로부터 환산해볼 때 중력에 의한 수축에너지로서 이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면 태양이 생겨난 후 약 1,000만 년이 지나면 태양이 식어 지구상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지구에서 발견되는 화석은 몇억 년도 넘는 생명체가 있었다는 증거를 보이므로 이 결론은 오류임이 곧바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태양의 엄청난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가가 의문이었는데 이 의문은 아인슈타인이 명쾌하게 알려주었다. 에너지와 질량은 동등한 것이며 그 결과는 E=mc²에 의하여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양성자(수소원자의 핵)와 중성자(양성자와 질량이 거의 같으나 전기를 띠지 않는 소립자로서 원자핵의 기본요소가 되는 입자)가 융합하면서 중수소핵이 되면 그 질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이 차이가 E=mc²의 공식에 따라 에너지가 되어서 방출된다. 태양 내부의 온도는 약 2,500만 도이며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외부로 나오면서 태양표면은 약 6,000도이다.

별이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는 또 다른 과정은 탄소(C), 질소(N), 산소(O) 핵이 반응을 매개하는 촉매작용을 하므로 CNO 순환과정이라 불린다. 이 과정은 태양 질량의 2배 이상, 중심온도가 2,000만 K 이상인 별에서 주로 일어나는데 이 정도의 고온에서는 C, N, O와 같이 무거운 핵들도 서로 반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빠르게 움직인다. 물론 CNO 과정이 태양에서도 일어난다.

핵융합 반응은 모두 온도에 민감하지만 CNO 순환과정은 훨씬 더 민감하다. 특히 양성자-양성자 연쇄반응은 온도의 4제곱에 비례하지만 CNO 순환과정은 온도의 17제곱에 비례하므로 질량이 큰 별에서는 질량이 조금만 더 커져도 중심온도가 올라가서 반응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별의 수명은 급격히 짧아진다.

태양 중심에서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빛이 태양표면까지 전달되는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태양 중심에서 만들어진 빛(광자)은 갈지자걸음으로 표면까지 올라온다. 태양 내부는 수소 가스가 전리되어있는 고밀도의 플라스마 상태이다.

생성된 빛은 불과 1cm 정도 진행하고 나면 수소핵과 충돌하여 흡수되었다가 다시 재방출되며 방향이 바뀐다. 이런 과정은 빛이 태양을 빠져나올 때까지 수없이 되풀이된다. 이것은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제멋대로 갈지자걸음을 걷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런 걸음으로 반경이 70만 km인 태양을 빠져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짧게는 수천 년, 길게는 1000만 년이나 걸린다. 이것은 생명체에 매우 유용한데 태양에서 만들어진 빛은 감마선 형태의 고에너지 복사선이다.

이 빛은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인데 태양 표면까지 올라오는 동안 이 빛은 태양 속의 전자 및 양성자와 상호작용을 하며 에너지를 잃어버려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과 적외선 및 자외선으로 바뀌어 방출된다.

또 이 과정에서 잃어버린 에너지는 태양을 가열하여 태양이 중심온도를 유지하면서 핵융합을 계속하여 태양이 붕괴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빛과 함께 생성된 중성미자는 빛과 달리 불과 2~3초 만에 태양을 빠져나온다. 중성미자는 다른 입자들과 거의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스파이더맨’의 옥터퍼스 박사가 소형인공태양을 만든 것을 볼 때 언젠가 영화에서 보여준 인공태양이 우리의 주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학자들의 야심은 더 거창하다. 인공태양을 지구가 아니라 지구 밖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기술적인 면만 보면 인공태양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방법은 간단하다. 태양처럼 뜨거운 ‘플라즈마’가 용기에 닿지 않고 떠 있는 상태를 만들면 가능할지 모른다는 내용이다. 놀랍게도 이 아이디어에 길이 있었다. 전류가 흐르면 그를 둘러싼 둥근 자장이 생긴다는 ‘로렌츠의 힘’이란 물리법칙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만히 두면 확산해서 퍼져나가는 가스를 확산을 방해하는 자장으로 묶어둔다는 아이디어다. 태양이 퍼져나가려는 가스를 중력에 의하여 묶어서 허공에 뜬 불덩이를 만들 듯 ‘자장제어법(Magnetic Confinement)’으로 알려진 원리를 이용하여 용기의 벽에 닿지 않고 허공에 떠 있는 불덩이를 만들면 적어도 미니 인공 태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스파이더맨’에서 옥토퍼스 박사가 인공태양을 간단하게 만든다.

‘해리포터’의 태양이든 ‘스파이더맨’의 태양이든 이들이 지구상에 아직도 태어나지 못한 것은 지구인들의 기술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로 인공 태양이 포함된다는 것은 인간의 자만이 아니라 가능성에 기초한다는 것을 나무랄 것은 아니다. 미래의 어느 날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른다는 것을 상상만 해도 즐겁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한국도 상당히 깊숙하게 관련되어 있다.

필자소개
고려대학교·대학원 졸업,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 및 과학국가박사 학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연구 활동
저서: 「침대에서 읽는 과학」,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직업」, 「로봇은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유적으로 보는 우리 역사」 등 10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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