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칼럼] 천진 조선족 교육의 어제와 오늘
[대림칼럼] 천진 조선족 교육의 어제와 오늘
  • 전월매 천진사범대학교 교수
  • 승인 2022.08.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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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땔감을 모아 태우면 불꽃이 거세진다(众人拾柴火焰高)’ 이러한 속담들은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하면 그만큼 힘이 커진다는 협동 정신을 강조한다.

지난 7월 말에 천진조선족교육애심회에서 주최한 천진조선족교육기금 모으기 후원의 밤 행사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불과 3일 만에 20여만 원의 후원금을 모았고 주말학교를 위한 장소 무료제공 같은 후원도 속속 이루어졌다. 현재 천진에는 7개의 조선족 주말학교에서 161명의 조선족 학생들이 한글과 민족문화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9월 가을학기가 오면 주말학교 2개가 더 설립될 예정이다.

천진의 조선족 교육은 일찍이 해방 전에 한반도에서 항일 목적으로 천진에 건너온 조선인 교민단이 1926년에 설립한 3.1유치원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유치원은 얼마 유지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고 그 이후 1931년 조선인친목회의 지원으로 장용인이 유치원을 꾸렸는데 그것도 만주사변으로 천진이 일본에 점령되면서 문을 닫게 됐다. 1933년에는 조선인 각 단체와 후원회 조선인회가 자금을 모아서 유치원을 설립했다. 학제는 2년인데 기본 운영자금은 학생들의 학비와 친목회의 보조금, 후원회의 후원금으로 운영이 됐다.

1945년 중국 내전이 폭발한 후 국민당 정권이 천진을 점령하면서 조선인들에 대한 조선반도 귀환정책에 따라 많은 조선인은 한반도로 돌아갔고 천진에는 조선인 200~300명만 남게 됐다. 해방 이후 1951년에 조선인회에서 조선인소학교를 꾸렸는데 학제는 1학년에서 4학년까지이고 조선 국내 교재를 사용하고 조선어로 강의했다. 1958년 조선 교민 대부분이 조선반도로 귀환하면서 학생 내원은 고갈되고 자금이 부족하여 학교는 해산됐다.

개혁개방과 함께 조선족연의회에서는 여러 차례 조선어 강습관을 꾸렸다. 한중수교 이후에는 한국의 삼성, 엘지, 현대 등 대기업들이 천진에 대거 진출하면서 많은 조선족이 천진에 모여들게 됐고 따라서 1993년 7월 천진 동려구 신립진 보원촌에 조선족샛별학교(김정국 교장)가 설립됐다. 사립 기숙형 학교로서 초등학교 5년간 학제이고 연변교육출판사 교재를 사용했는데 학생이 많을 때는 130여 명에 달했다.

12년간 유지해오던 학교는 자금난으로 더 버티지 못하고 2005년에 문을 닫게 됐다. 2010년에 들어서서 천진무청우리말학교(이성화 교장, 2011), 천진조선족자녀교육사랑회의 천진조선족학생한글하동령영(2012), 천진조선족주말학교(류춘화 교장)의 동려구본교(2017.2), 남개구분교(2021.2), 화평구분교(2021.8), 천진경기정음우리말학교(정향란 교장, 2017.10)와 천진빈해신구정음우리말학교(정향란 교장, 2022.3), 천진남개정음우리말학교(이연 교장, 2020.12), 천진조선족교육애심회(2021.3) 등 주말학교와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설립됐다.

천진조선족교육은 1926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100년간 쉼 없이 피고 지는 끈질긴 무궁화처럼 계속 이루어져 왔다. 거기에는 천진조선족교육을 지지하는 해방 전의 교민단, 조선인회, 친목회, 해방 이후의 연의회, 애심회 등 단체들과 애심인사들이 있었다.

현재 천진조선족사회의 협동의 사회적분위기는 천진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천진시조선족연의회의 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천진조선족연의회는 전국 조선족연의회 사회단체 중에서도 몇 안 되는 정부 기관에 정식 등록된 단체이고 천진에서도 가장 일찍 정부 기관에 정식등록한 소수민족단체이다.

천진 조선족 인구는 천진에 거주하는 53개 소수민족 중 네 번째(2020년 통계 기준 16,257명)이지만 천진조선족연의회는 1988년 11월에 설립됐고 1993년 3월에 사회단체 법인단위로 등록됐는데 이는 천진몽고족연의회(1993). 천진소수민족체육협회(1989) 천진의 3개뿐인 소수민족공식단체보다 먼저 설립된 것이다.

연의회를 설립한 천진조선족지성인들은 십시일반으로 천진의 번화가인 하서구 우의로에 건물을 사들여 사무실도 갖추었다. 천진조선족연의회 산하에는 천진조선족기업가협회, 천진조선족여성협회, 천진조선족체육협회(산하에 골프협회, 배구협회, 축구협회, 산악회 등이 있음), 천진조선족예술단, 천진조선족과학기술자협회, 천진조선족노인협회, 천진조선족교육애심회 등이 있다.

법적으로 보장받는 조선족사회단체가 있음으로 천진조선족 사회는 명분이 있고 실질적인 행사를 개최할 수 있었다. 천진조선족연의회의 제1기 회장은 박금천, 제2-5기 회장은 김한범, 제6-9기 회장은 이창희, 제10기 회장은 조선비, 제11기 회장은 이태운, 제12기 현임 회장은 심재관이다.

천진시조선족교육애심회는 2012년에 소규모의 자사모(자녀교육사랑모임)으로 발족하여 천진조선족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로 여름과 겨울방학에 한글하동령영을 해오다가 2017년을 시점으로 주말한글학교들이 선후로 설립되면서 2021년에 한글하동령영을 접고 천진에 있는 주말학교를 후원하고 지도하는 단체로 탈바꿈했으며 정부기관인 천진민족종교사무위원회에 등록한 천진조선족연의회 소속으로 승격했다.

지난 1년간 천진시조선족교육애심회는 주말학교를 위한 학교운영보조금, 문화행사 지원금을 지원했고 교사들을 위한 교사간담회를 개최했으며 학생들을 위한 학생장학금 지원, 우수학생교류회 개최, 문화답사를 했고 학부모들을 위한 학부모교류회를 갖고 여러 행사를 열었다. 그리고 천진조선족교육 기록작업의 한 가지로 <천진조선족교육> 간행물 창간호도 엮었다. 교육애심회는 창립 초기부터 2021년까지 합쳐 92명의 후원인이 있었다.

이들 중에는 10년간 한 번도 빠짐없이 후원금을 보낸 분들이 있는가 하면 아낌없는 물질적 지원을 해준 분들도 있다. 천진시조선족교육애심회 제1회 이사장은 조현섭, 제2-4회는 박대호, 제5회는 현임 이천우이다. 천진조선족교육애심회는 천진조선족교육을 추진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모집, 교사모집과 양성, 교실장소, 교재는 풀어야 하는 과제다.

국제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대규모의 인구이동이 이루어지면서 산해관 이남 대도시 천진에서의 조선족(인) 교육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는 민족공동체의 응집력과 민족문화 창달, 민족의식을 각인시키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 신장과 위상 제고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자녀들에게 민족 언어와 문화를 전수하고 계승시키는 것은 당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십년수목, 백년수인(十年樹木, 百年樹人)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 백년간 우리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우리의 교육을 이어왔다면 이후의 백년도 한마음 한뜻으로 더욱 깊이 있고 높게, 그리고 더욱 멀리 앞을 내다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천진사범대학교 교수, 동북아신문 상무이사, 연변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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