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時論] 일본 시민단체의 뼈저린 반성
[전대열時論] 일본 시민단체의 뼈저린 반성
  •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 승인 2022.09.19 08: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전대열(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요즘 TV나 신문매체를 통한 국내외 소식은 크고 작은 소식이 어지럽게 펼쳐지고 있다. 언제나 톱뉴스로 자리 잡았던 코로나19는 지금도 여전한 것 같지만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확진자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당국의 조처는 이미 한물갔다. 우선 모든 진료비가 무료였던 것이 이제는 돈을 내는 것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입원비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지금도 어떤 항목에서는 무료로 치료가 된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확실한 것을 모르고 살아간다.

한 때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되었기에 길거리에서 미착용자들이 넘쳐난다. 그들 중에는 마스크를 손목에 끼고 다니는 사람도 상당수 있어 단속은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만 시내버스나 지하철에서는 폐쇄된 공간을 의식한 시민의식이 살아있어 미착용자가 없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각국에서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는 착용자의 숫자가 적은 편이다.

이럴 즈음 70년 동안 왕좌를 유지해온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가 96세에 서거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한미일 3국의 지도자들이 연쇄회담을 한다는 뉴스는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뜻밖으로 생각되는 게 하나 있다. 아웅다웅하는 한국과 일본이 과연 제대로 된 정상회담을 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한국에서는 기정사실로 발표했는데 일본에서는 한 발짝 뒤로 빠진다. 문재인 정부에서 철저하게 외면했던 한일관계의 경색은 이른바 친일프레임으로 정치적 이득을 구하는 문 정권의 자업자득이었다. 얻은 것도 없이 외교적 낭패만 초래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초부터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위해서 여러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것이고 반드시 치러내야만 할 고비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외교노력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태풍 힌남노가 엄청난 피해를 안겨주고 물러간 지 며칠도 안 되어 또다시 난마돌이 들이닥치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태풍은 바람이 무섭지만, 폭우를 동반하고 있어 물먹은 산지가 모두 무너져 내리며 산사태를 가져온다. 막을 길이 없다. 태평양에서 발원한 태풍은 한국 아니면 일본 그리고 중국을 겨냥한 것처럼 모조리 때려 부순다. 어느 쪽으로 상륙하던 세 나라는 비슷하게 피해를 입는다. 이처럼 자연재해에 의한 엄청난 피해에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충격적인 사건이 서울 한복판 지하철역에서 일어나 모든 시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른바 스토킹 살인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스토킹의 사고는 대개 남녀교제에서 생겨난다. 연애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두 사람의 의사가 맞아야만 성립된다. 한쪽이 외면하면 파투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큰 사고의 예고편이다. 이번에 신당역에서 벌어진 사건은 같은 역 직원이면서 일방적으로 여성 직원을 사귀고자 했던 남자직원이 끈질기게 스토킹을 하다가 여성 화장실에서 끔찍하게 칼부림을 벌인 것이다. 누구도 용납하기 어려운 잔인한 방법이었다. 스토킹 살인사건이 한두 번 일어난 것도 아닌데 경찰 검찰 법원 모두 안이하게 대처하다가 비극이 발생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이런 뉴스 속에서 모처럼 아리따운 소식 하나를 접했다. 일본 나고야시에 사는 시민들로 구성된 순수 아마추어 연극인들이 일본에서는 금기로 여기는 조선인 강제동원 문제를 정식으로 무대에 올린 것이다. 그들이 내건 구호는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는 한 마디였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을 착취하고 성과 이름까지 빼앗았던 선조들의 만행을 마냥 부끄러워하는 일본 시민들의 사과와 반성은 지금까지 누구도 앞장서지 못하던 강제동원과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순수한 마음의 발로다.

아직도 일본의 일부 보수우익을 내걸고 있는 혐한파가 세력을 떨치고 있는 판국에 나고야 시민단체의 강제동원 연극무대는 수많은 일본인의 가슴을 울렸을 것이다. 우익을 대표하는 아베 전 총리는 같은 일본인에 의해서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불행한 사건이지만 과거를 반성하지 못하고 조선 통치를 합법화하는 가계(家系)에 매몰되었던 치부가 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시점에 보여준 나고야시민의 연극행사는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염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 (한신잠실코아)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2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