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보고서 분석②] “주재관 70%, 소요비용은 기록… 면담내용은 기록 안 해”
[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보고서 분석②] “주재관 70%, 소요비용은 기록… 면담내용은 기록 안 해”
  • 이종환 기자
  • 승인 2024.02.28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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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원이나 민원해소 전무한 주재관도...“뭘 했는지 잘 몰라” 지적

주일본한국대사관은 1년간 지각한 비율이 70%에 가까운 주재관한테 근무실태평가에서 ‘성실성’ 등 전 항목에서 최고·차상위 등급을 줬다. 주뉴욕총영사관은 외무공무원을 제외한 주재관 6명 모두에게 전 항목 최고등급을 줬다. “자신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재관들의 업무실적을 잘 모른다”는 이유였다. 2021년 중국발 ‘요소수 대란’ 당시 주중국 대사관 주재관은 중국 정부의 관련 규제 공고가 나왔음에도 중요성을 잘 몰라 바로 보고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현지 한인기업의 민원이 들어와서야 심각성을 알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월드코리안신문은 감사원의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서울=월드코리안신문) 이종환 기자

“주재관 70%가 주재국의 주요 인사 접촉결과를 전혀 기록하지 않거나 면담내용 기록 없이 접촉일자와 소요비용만 기록했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2022년 8개 재외공관 해외 주재관 활동에 대한 감사였다.

해외공관에 파견된 주재관의 주요 임무는 주재국의 규제 관련 정보도 살피고 해외진출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주재국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일이다. 우리 기업지원에 필요한 주재국의 경제와 산업정책 동향도 파악해야 한다.

또 주재국의 관련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요 정보를 얻고 기업민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일도 있다. 나아가 이 같은 정보를 관계기관에 공유하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해 국익을 위한 업무 수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재외공관 주재관의 70%는 무슨 일을 했는지 기록하지 않았다. 누구를 만나면 반드시 나눈 얘기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대신 소요비용은 확실히 적었다. 돈은 적으면서도 무슨 일을 했는지는 남기지 않은 것이다.

2022년 상반기의 경우 8개 재외공관의 주재관 43명이 한 달에 접촉한 주요 인사는 평균 3명이 되지 않았다. 또 “접촉결과를 상세하게 전문으로 보고하거나 주요인사 접촉관리 시스템에 면담내용까지 제대로 기록한 건은 상반기 658건 중 197건(29.9%)에 불과했고 나머지 461건(70.1%)은 접촉결과를 전혀 기록하지 않거나, 주요인사 접촉관리 시스템에 면담내용 기록 없이 접촉일자와 소요비용만 기록했고, 하반기에도 590건 중 201건(34%)은 구체적 접촉결과를 기록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주요인사 접촉 기록이 체계적으로 기록 관리되지 않고 있어 실제로 접촉은 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주제의 대화를 했고 접촉성과는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도대체 진짜로 만났는지, 만나서 뭘 했는지를 모르겠다는 지적인 셈이다.

감사보고서는 공관별 사례도 소개했다. 주상하이총영사관은 주요인사 접촉실적을 화교네트워크 구축비 청구를 위한 근거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접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없이 접촉 상대방, 접촉일시, 소요비용 등 기본정보만 분기별로 일괄 입력했다. 주뉴욕총영사관은 주요인사 접촉관리 시스템을 경비 청구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회원권 결제내역’을 주요인사 접촉실적으로 입력했을 뿐 주요인사에 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관리하여 공유한다는 본래의 취재에 맞게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기업지원이나 민원해소가 상하반기 ‘0’건으로 활동이 전무한 경우도 있었다. 44명의 주재관이 2022년 재외공관 주재관이 기업지원이나 민원을 해소한 경우는 상반기 1인당 월평균 3건이 되지 않았고, 하반기에는 2건에 불과했다.

심지어 기업지원이나 민원해소 활동이 전무한 주재관도 있었다. 이 중에는 기재부에서 파견된 재경관이 많다는 게 눈에 띈다.

2022년 상반기의 경우 주뉴욕총영사관의 재경관, 주프랑스대사관 재경관, 주중대사관 농무관, 주중대사관 재경관, 주일대사관 관세관 2명, 주일대사관 국제관, 주브라질대사관 상무관, 주베트남대사관 식약관, 주미대사관 관세관의 10명은 기업지원이나 민원해소 활동이 전혀 없었다.

2022년 하반기의 경우 주일대사관의 국세관과 재경관, 농무관, 주미대사관의 관세관과 식약관, 주중대사관의 재경관, 주브라질대사관의 상무관, 주상하이총영사관의 재경관, 주폐루대사관의 상무관, 주호치민총영사관의 관세관, 주프랑스대사관의 재경관, 주뉴욕총영사관의 재경관의 12명도 마찬가지로 전혀 없었다.

반면 2022년 상반기 주상하이총영사관의 상무관, 하반기 주일대사관의 상무관은 각기 월 6건 이상의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보여 대조적이다. 주중대사관 사무관은 상하반기 모두 월 6건 이상으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것으로 감사보고서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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